햇볕이야기햇볕같은이야기2 › 보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최용우 | 2002.03.20 10:21:48 | 메뉴 건너뛰기 쓰기
♣♣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 같은 이야기
♣♣그 1422번째 쪽지!

□ 보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큰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모든 것을 마음으로 보는 법을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마음으로 보고 느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눈으로 보는 것보다 마음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고 깊이 있고 귀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두 눈이 멀쩡할 때는 보이지 않더니 눈을 감으니 선명하게 떠오르는 영롱한 것들이 이렇게 많은지 정말 몰랐습니다. 눈을 감으니 없으면 절대로 안될 것 같았던 것들이 실상은 아무것도 아닌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행복했습니다. 눈을 뜬 사람들이 부럽지도 않았고 다시 눈을 뜨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보지 못한다는 것이 별로 불편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앞에 오는 사람과 부딪쳤습니다.
"야 임마! 똑바로 좀 보고 다녀!"
소경은 인사를 꾸뻑하며 대답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그만 미처 아저씨를 못 보았네요."
눈감은 소경이 눈 뜬 사람에게 사과하고 있네요.  

♥2001.4.19 목요일에 갈릴리마을에서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홈페이지에 좋은 글이 더 많이 있습니다. http://cyw.pe.kr

댓글 쓰기

목록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