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야기2021년 성동 › 걸레와 청소

최용우 | 2021.12.17 06:23:1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7014번째 쪽지!


□6.걸레와 청소


1.저는 오후에 두 시간씩 동네 강가를 걸으면서 운동을 합니다. 그냥 털레털레 걷기 뭐하니까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부터 내가 걷는 길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페트병, 담배갑, 과자비닐, 마스크, 일회용 용기, 종이컵... 까만 비닐봉지에 주워 담아 하루에 한 봉지씩 길 끝에 있는 통에 담습니다. 적어도 내가 매일 다니는 길만큼은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하는 일이지 제가 착한 사람이라서는 절대 아닙니다.
2.인터넷에서 어머니가 걸레질하는 사진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허리를 굽혀 두 무릎을 꿇고 한 손은 방바닥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 걸레질을 합니다. 그 모습이 마치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 같습니다. 중세 수도사들이 두 무릎으로 계단을 오르며 수행하는 모습과도 같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그렇게 방을 닦고 마루를 닦고 집안을 걸레질하셨었습니다.
3.지금은 청소로봇이 왔다갔다 하며 다 해주기도 하고, 청소기로 웽웽 빨아들이기도 하고, 서서 밀대로 쓱쓱 밀거나 하는데, 제 아내는 그렇게 하면 제대로 안 닦인다며 여전히 무릎으로 다니며 걸레로 방바닥을 닦습니다.
4.우리나라 화장실은 깨끗하기로 치면 세계에서 1등일 것입니다. 공주 고속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오줌을 누는데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바닥에 무릎으로 앉아서 방바닥을 닦듯이 화장실 바닥을 걸레로 닦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얼마나 미안하던지 오줌 한 방울이라도 밖으로 안 나가도록 살살 털었죠^^ 어쨌든 걸레로 바닥을 닦는 일은 온몸으로 드리는 거룩한 기도와 같은 거룩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용우


♥2021.12.17. 금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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