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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449번째 쪽지!
□손해와 이익
결혼을 하면서 안양의 어느 단독주택 단칸방에 신혼살림을 차렸었습니다. 이사하는 날 바쁘다보니 밥 때를 놓쳤습니다. 마침 우리 집 대문 맞은편에 작은 식당이 있어 가서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삼겹살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삼겹살 1인분을 주문했더니 사람은 2명인데 1인분만 시킨다고 대놓고 싫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오늘 앞집에 이사를 온 신혼부부라고 소개를 하면서 이제 같은 동네사람이 되었다고 했는데도 표정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기분이 나빴습니다. 바로 대문만 열면 있는 식당인데도 우리 부부는 3년 동안 살면서 그 식당에 한 번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날이 그 식당에서 식사를 한 처음이자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그곳에 살면서 동네 이곳저곳에 대한 수많은 글을 썼지만, 그 식당에 대한 글은 한 편도 안 썼습니다. 아예 저의 의식 가운데에서 지워져버린 곳이었지요. 수 십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그 식당이 생각나서 처음으로 글을 쓰는 것 같네요.
정말 장사를 잘 하려면 당장 눈앞에 이익만 계산하지 말고 투자를 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제 이웃사촌이 되었으니 환영한다며 오히려 삼겹살 한 줄이라도 더 얹어 줬다면 우리는 3년 내내 그 식당의 단골이 되었을 것이고 아직 교회를 정하지 않았을 때이기 때문에 그분이 다니는 교회에 나가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나중에 알았는데 동네 교회의 집사님이시더리구요.)
하도 오래 전 일이라 네이버 지도로 그 지역을 찾아보니 동네는 사라져버렸고 새로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네요.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나도 모르는 어떤 태도 하나가 어떤 사람에게 평생토록 기억에 남아서 교훈꺼리가 되고 있는 일은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최용우
♥2019.8.28. 물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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