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야기2020년 예동 › 비상에서 일상으로

최용우 | 2020.08.14 08:41:4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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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726번째 쪽지!


□6.비상에서 일상으로


한국교회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한국교회는 ‘비상에서 일상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전도서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전3:1-8) 때를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왜 한국교회는 ‘복음’을 말하면서 사실은 ‘성공주의’에 빠져 있을까요? 왜 ‘예수의 길’을 따르기보다 ‘세속적인 축복’에 집착할까요? 하나님과 깊은 만남보다 ‘삼박자 축복’같은 것을 복음이라고 속일까요? 그것은 한 마디로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였습니다.
6.25전쟁이 끝난 50-60년대 한국은 그야말로 ‘비상시기’였습니다. 살아남는 생존 자체가 힘들었기 때문에 부르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70-80년대는 어떻게든 가난을 이겨보자고 이를 악물었던 ‘특별한 시기’였습니다. 한국교회는 이 시기에 ‘적극적인 사고방식류의 성공이데올로기’를 복음과 혼합시켜서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는 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20세기 한국은 ‘먹느냐 굶느냐’ 밥이 중요한 생존의 때였고 교회가 그것을 적절히 이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90년대부터 때가 바뀌었습니다. 먹는 문제는 해결되었고 이제는 ‘얼마나 맛있는 것을 먹느냐’ 골라먹는 시대입니다. 삶의 질이 중요한 문화의 때로 넘어간 것입니다. 살아남아야 하는 ‘비상시국’이 끝나고 일상의 의미를 찾는 시대로 바뀐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때를 따라 얼른 페러다임을 바꾸었어야 하는데, 그것에 실패했습니다. ‘성공주의’의 성공으로 기득권층이 된 대형교회가 꿀물에 취해있었던 것이죠. 한국교회는 ‘비상시국’에 통용되는 선동만 알았지, 일상에서 통용될 수 있는 평범한 영성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가 안 된 것입니다. 북치고 장구치고 부흥회는 잘 하는데, 햇볕처럼 조용히 우리의 삶 가운데 스며들어와 우리를 겸손하게 하고 믿음이 자라게 하는 수도원적 일상의 영성 대해서는 전혀 무지합니다.
삶 자체가 늘 ‘비상’ 아니면 ‘특별’이라면 얼마나 피곤합니까? 따지고 보면 삶의 90%는 일상(日常)이지 비상(非常) 상황은 얼마 안 됩니다. 비상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일상’입니다. 천둥번개는 장마철에만 쳐야지 일년 내내 치면 사람이 못 삽니다.
지금은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시대가 아니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시대라니까요. 교회에나 가야 새로운 문화, 문물을 경험할 수 있었던 과거가 아니라, 온 세상에 재미있는 것이 넘쳐나서 주체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교회는 ‘평범함 가운데’ 울림을 주는 종교로 한층 더 깊어져야 합니다. ⓒ최용우


♥2020.8.14. 금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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