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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569번째 쪽지!
□덜미잡힘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아닌데 우리 집 마늘창고를 근거지로 하여 마치 제 집인 것처럼 살아가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제가 본 것만 벌써 세 번이나 새끼를 낳아서 독립을 시켰는데 몸에 검을 무늬가 있어 그냥 ‘점박이’라고 부릅니다.
마치 강아지처럼 사람을 졸졸졸 따라 다니면서 밥을 달라고 합니다. 아내와 좋은이가 지극 정성으로 밥을 챙겨줍니다. 그런데 한번 만져보려고 하면 순식간에 튀어버립니다. 한번은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어서 이때다 하고 다가가 발을 한번 만져 보려고 했더니 발로 탁 치네요. “어쭈, 이게 때려? 은혜도 모르고... 어디서 쥐만 물어다 놓지 말고 구슬이 들어있는 생선 한 마리 물어오란 말이야.”(에고, 내가 한국전래동화를 너무 많이 읽었나봐.)
아내도 고양이에게 맞았답니다. 엄마 아빠는 고양이에게 맞고 다닌다고 좋은이가 깔깔대면서 소문을 다 냈습니다. 진짜 자존심 상해!
그래서 한번은 고양이가 한 눈 파는 사이에 손으로 파리를 잡던 전광석화와 같은 실력으로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아서 번쩍 들었습니다. 몇 번 요동을 치더니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그냥 포기하네요.
고양이나 강아지는 목덜미가 잡히면 전의를 상실합니다. 내 평생의 삶을 가만히 돌이켜 보면 내가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때부터 나의 삶은 나의 뜻대로 살아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내 목덜미를 꽉 잡고 내가 알지 못하는 길로 나를 들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바둥거리지 않고 그냥 힘을 빼고 끌고 가는대로 끌려가는 것이 아주 특별한 기쁨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목덜미를 잡고 쉴만한 물가로 나를 데려다 내려 놓으셨습니다. 잡히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최용우
♥2016.8.8. 달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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