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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러한 | 2004.07.04 15:56:39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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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이번 강릉국제민속관광제에 온 어느 지인이
세계풍물전시회에서 진주를 사면서
진주에 관한 좋은 정보를 알려 주었다.

진주는 조개 속에 들어온 모래알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나카'라는 분비물이
모래알을 감싸는데 그것이 나중에 진주가 된다는 것이다.


나카는 아주 작은 양이기 때문에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야 진주가 만들어지는데,
진주의 가치는 그 분비물의 두께에 달려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만약 조개가 모래알이 주는 고통이 싫어
모래알을 거부하고 모른 척 해도
몇 개월은 살 수 있지만
결국 조개 자신도 썩어 죽는다는 것이다.


어쩜 조개 속에 있는 진주하나에도
우리네 인생의 진리가 숨어있단 말인가.

우리도 조개처럼 날마다 원치 않는 모래들을 만나는데
그 모래에 대한 태도에 따라서 보석이 될 수도 있고
썩어 냄새나는 조개 같은 삶이 되기도 할 것이다.





첫째로 '억울한 사정'이라는 모래알갱이이다.

나는 지난주에 누가 나에 대해 부당하게 이야기를 한 것을
어떤 이가 듣고서 말해주었는데 너무 황당한 내용이라
직접 그를 만나 따지고 싶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리는 좋은 일과 함께
억울한 일 당할 때가 많다.

다른 사람이 억울한 일 당할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자신이 직접 그런 일을 겪은 후에는
세상에는 억울한 사연들로 가득 차 있음을 비로써 알게 된다.


때론 자신이 뿌린 대로 거두어들인 성적표를 보고서
억울하다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긴 있다.

중요한 사실은 억울한 형편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억울하다고 느끼고 있는 원인은 대동소이하다.

'하필 내가 왜 그 일을 당해야 하는가...'


인류는 아담이 선악과(善惡果)를 따먹은 후에
스스로 선과 악을 판단하고 있기에
김선일씨 죽음을 놓고도 시각이 다른 것이다.

본인은 나름대로 정당하고 원칙을 다 지켰다해도
자신의 선악 기준으로 말하고 판단하기에
의심받고 억울한 일 당하는 것은
인생사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세상은 분명 공평하지 않다.
땀 흘린 만큼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평생 비관적으로 살아간다면
그것은 불합리한 세상보다도 더 부조리한 일이다.





차라리 억울한 오늘을 내일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성경에도 억울한 일이 많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요셉은 각별하다.
형의 질투로 노예로 되었고,
여자의 정욕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지만
한 번도 억울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본인도 억울한 일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분은 그 일로 인해 가족과 나라를 구원하게 하셨다.
그래서 나는 억울하다고 느낄 때마다 이 말씀을 묵상한다.

'불의한 자는 의인에게 미움을 받고
정직한 자는 악인에게 미움을 받느니라
...
사람의 일의 작정은 여호와께로 말미암느니라'





둘째는 '속 좁은 마음'이라는 모래알이다.

'좁은 방에서는 살아도, 좁은 마음을 가진 사람하고는
살기 힘들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좁은 마음과
또 진짜로 속 좁은 사람과의 만남은 지옥보다 더 고통스럽다.

속이 좁다는 것은
모든 기준을 자신에게 맞추고 있으므로
작은 일에도 성미가 급해 발끈 화를 잘 내고,

자신의 이익만을 쫓아가느라
자기 외에는 타인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인생은 무~~지~하게 흥미롭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자.
지금 누가 누구를 속 좁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평생 남자가 보는 여자는 속 좁은 사람이고,
평생 여자가 보는 남자는 철없는 사람이다.

이렇게 서로 속이 좁고 철없는 사람으로 본다는 것은
상대가 자기를 좀 더 이해해 주고
있는 모습대로 인정해 달라는 자신의 염원이 아니겠는가.





문제는 정말로 이런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속 좁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기도 할 것이다.

먼저 그들을 만나면 변화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세상에는 우연이란 있을 수 없다.
좁은 사람을 만난 것도 신의 섭리(攝理)라 생각하고
상대의 속 좁은 행동을 할 때마다 자신은 반대로 해 보는 것이다.
어느 순간 깜짝 놀란 일이 생길 것이다.
상대를 바꾸려고 했는데 자신이 넓은 사람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자신을 개방하는 일이다.
속 좁은 사람은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평상시에는
잘 열지 않지만 내가 먼저 열면 단순한 사람들인지라 금방 마음을
열면서 관계가 치유되고 자신도 성숙한 사람으로 변화되어간다.

마지막으로 적극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길이다.
큰 소리 치는 사람일수록 약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사실 더 사랑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인지라
내 쪽에서 먼저 사랑을 표현하면 자연히
상대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셋째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모래알이다.

오늘 나는 어느 분에게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자신은 몇 년 동안 신을 믿었지만 잘 되는 일이 없으니
더 이상 믿지 않겠다는 것이다.

평소 스스로 대단하다고 자부했던 사람도
어려운 일을 만나면 여러 이유를 대면서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누구나 보통 때는 잘 모르지만
어려운 일을 통해 마음에 있는 것들을 드러낸다.

문제는 누구나 만날 수 있는 환난의 모래알들을
성공자는 환경 탓으로 돌리지 않고 오히려 그 난관 속에서
새로운 기회와 감사 제목을 찾는다.


그러므로 어려울수록 바른 길로 가야한다.
어릴 때부터 수 없이 들었던,
'현실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분노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는 말이 요즘에는 진리로만 느껴진다.


말 한 마디 때문에 한 순간에 옷 벗고,
작은 유혹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
이 세상에는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어려울수록 원칙에 더 충실해야 한다.
때론 평생 자신이 흘린 땀과 믿음들이 헛된 것처럼 보이나
원칙들은 쌓여져 결국 어느 순간에 빛을 보게 된다.

어찌 보면 지금 날 고통스럽게 하는 모래알들은
신의 테스트인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어린왕자'에서도 말하듯이
어려울수록 이웃과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네 하나님이 이 사십 년 동안에
너로 광야의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아니 지키는지 알려 하심이라"(신8:2)





주님,

조개도 그런 아픔들을 이기고
진주를 만들어 내는데,

저는 지금 뭐 하고 있나요
...

나 혼자만
그런 고통을 당하고
나 혼자만
그런 억울한 일을 겪고
나 혼자만
속 좁은 마음 때문에

그리도 힘들어하며
사람들을 원망하고 당신을 원망했던

이 못난 종을 용서하소서
...


주여,

저도 모래알을 만날 때마다
님의 은혜로 '나카'를 분비하여

오직 당신의 때를 겸손히
기다리게 하소서...

2004년 7월 첫째 주 4일에 강릉에서 피러한이 드립니다^^;


^경포호수^

Henry Mancini - The Thorn Birds(가시나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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