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꺼리경포호수가에서 › 이 시대의 빨간 신호등

피러한 | 2004.07.25 18:10:1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출처

















이 시대의 빨간 신호등


자신의 불우한 어린 시절과
결혼생활 파탄을 전부 남의 탓으로 돌리고
사람을 파리처럼 죽임으로 그 분(憤)을 풀었던 연쇄살인범 때문에
온 국민들은 충격과 함께 분노에 빠져있다.

더욱 어이가 없는 일은 그를 옹호하는 듯한
'팬 카페'도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을 만든 사람은
연쇄살인을 비뚤어진 개인의 심성보다는
사회적 책임이 크다는 것을 믿고싶은 사람이요,
자신도 지금 무언가를 남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사람일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번 살인 사건과 유사한 일들이 계속
일어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이 시대가 그와 유사한 사람들을
계속 양산하고 있다는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 이 시대는 사랑이 부족하다는 큰 약점을 갖고있다.

사람은 아무리 많은 사랑을 받는다해도
늘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랑의 특성이다.

세상 모든 것을 다 누린다해도 단 2%의 사랑만 부족해도
허무하게 여겨지는 것이 인생이다.


이전과 비할 수 없는 안락함을 누리고 살면서도
왜 사람들은 이토록 사랑에 더 목말라 한단 말인가.

물론 바이블에서는 이미 종말의 표징으로
사랑이 식어질 것을 예견했지만
우리는 먼저 그 원인을 가정에서 찾아야 한다.

사람은 가정에서 사랑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하고
공급받아 왔는데 어느 날부터 가정은
그 역할을 포기한 채 이기적 사랑에만 빠진 것이다.





결국 가정에서 사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사람은
상처받고 버림받았다는 피해의식과 함께
'나 같은 게 뭘 할 수 있다고' 라는 패배의식 때문에

자존감은 낮아지고
자신에 대한 분노를 다른 사람들에게 투사하느라
무슨 일이든 남의 탓으로 돌리며
자기보다 더 약한 자들만 골라서 공격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사랑을 제대로 못 받았다고
다 그런 사람처럼 되란 말인가.

사랑이란 비가 내리는 원리처럼
먼저 수분을 줄 때 하늘에서 많은 비가 내리는 것처럼
사랑은 먼저 베풀 때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많은 노래 소재들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담고 있다.
인간의 사랑은 이렇게 불안정하고 한계가 있음을 알고
사람들은 신의 사랑을 찾아 의지하는 것이다.

이 땅의 사랑은 깨어졌다해도
그 분의 사랑은 언제나 열려 있기에 다시금 사랑으로
숨쉬고 사랑으로 섬길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의지가 약하다는 신호등이다.

인격이란 지정의가 겸비한 것을 말하는데,
요즘 세대들은 지식은 있는 것 같은데
가슴은 단순한 일에만 뜨겁고 의지력은 한없이 약하기만 하다.

그것은 인생의 가치를 오직 학업에만 두고
부모가 자녀의 일을 대신해 주다보니
스스로 이겨나가며 할 줄 아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의지가 약한 사람들은
게으름이라는 암세포를 갖고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무슨 일을 해보다가 조금만 힘들어도
어렵다고 말하면서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작도 안 하면서 결과부터 생각하느라
신이 부여한 달란트들은 어리석게도 땅에 묻힌 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질투나 하면서 시험만 들게 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게으른 기질이 있다.
또 순간순간 편하고 게을러지려는 유혹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열심히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에서 가장
존귀했던 사람도 천덕꾸러기가 되는 것이다.





또 게으른 사람은 쓸데없는 자존심이 하늘을 찌른다.

나는 이번에 아르바이트해서 12억을 모았다는
조인호씨와 그를 자연스럽게 비교해 보았다.

조씨는 주유소에서 험한 말을 하는 손님에게서 겸손을,
어린 동료에게 열린 마음을 배웠다고 했다.

또 낮, 밤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 목적도
이웃을 섬기기 위해 돈을 모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OO씨는 그 와중에도 자존심은 있었던지
신창원을 이겼다느니 하는 것을 보면 평소에 그에게
심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

곡식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건만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존심을 내 세운다하지만,
사랑이 부족하고 의지가 약한 사람들의 자존심은 어리석게도
선한 이웃의 눈에서 피눈물을 흐르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 세대는 성장사회의 한계라는 빨간 등이다.

분명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의지가 가장 큰 요인이 되고있지만,
이 시대의 내적 문제인 사랑의 부족과 약한 의지와 함께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도 주시해야만 한다.


우리는 20년 전만 해도 GNP 1,600달러 정도였는데
15년 만에 만 달러를 달성하는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성장사회에서는 고효율 저비용 이라는 원칙 때문에
인간보다는 이윤을 앞세우느라
사람은 기계에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이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도
많은 혜택을 누려보았지만 실업의 아픔도 겪어야만 했다.

인터넷 속성을 가장 잘 알면서도
정작 자신과 다른 의견은 수용할 줄 모르는 배타적 문화
속성 때문에 사회격차는 더 생겨나고
세대간, 노사간, 보혁간이라는 사회갈등으로
바람잘 날이 없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은 고도성장사회로 진입할 때부터
체계적인 사회복지정책을 시행했지만
버블경제라는 교만 때문에
장기불황에 빠졌던 쓰라린 경험이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버블은 무엇인가.
아니 아직도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는 교만은 무엇인가.

외국에서는 우리를 지금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결정들,
너무나 친노조적이어서 기업하기가 힘든 나라,
개혁을 민생보다 더 중요시하는 나라 등...


큰 딸 사회 책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에서는 제도개선을 개인은 의식개혁을 해야한다고 했다.

정부의 제도개선은 힘없는
백성들의 영역이 아니기에 할 말은 아니지만,

어떤 결정이든지 대다수 국민을 고려해야하며
그러면서도 성장으로 인해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작은 자까지도
배려하는 정책들이 되길 두 손 모아 기원해 본다.





주여,

이번 사건을 통해
앞만 보고 뛰고있었던 우리들에게
이제라도 되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성공이라는 신기루 때문에
내 안에
사랑이 기갈 되어가고
결단이 부족하고
이웃을 돌아볼 마음이 없었습니다.


이제라도
소유보다 사랑을 얻게 하시고
지식보다 가슴이 뜨거운 사람이 되게 하시어

성공보다는
이웃을 얻게 하소서
...

2004년 7월 25일 월요일에 강릉에서 피러한이 드립니다.


^경포호수^


이종원-"너를 지켜줄거야(연주곡)"♬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