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티일기40】콩은 대간해
오... 세상에, 어디서 날아왔는지 전봇대 아래 떨어진 콩알 하나
싹이 나고 자라난 새순이 전봇대 감고 오르는 걸
지난 여름 영웅이 할머니가 몇 번 떼어 내는 것을 보았는데
어느 틈엔가 기어코 올라가 저리 열매를 달아 놓았군요.
전봇대에 달린 콩 꼬투리를 따는데
아랫집 할머니가 보고 한 마디 하십니다.
"내가 딸라고 했는데, 키가 안다 못 땃어"
"아! 그래요. 제가 따 드릴까요?"
"아니야, 아니야, 암튼 콩이 참 대간하지?"
"예... 참 대간하네요."
충청도 말로 참 대간한 콩을 따 와서 깠습니다.
대간한 콩 밥에 넣어 먹으면 나도 대간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몰라? ⓒ최용우 201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