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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 2019.08.20 23:50:4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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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일기232-8.20】 수도사


가끔 누군가에게 내가 누구인지 소개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나에 대해 작가이니 시인이니 전도사이니 이러쿵 저러쿵 소개를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 마음속에는 “나는 수도사(修道士)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차마 입에서 그 말이 나오질 않는다.
나는 고려수도원에서 여러 과정을 마치고 ‘수사’라는 직분을 받았다. 그러나 과연 내가 날마다 수도를 하면서 진짜 수도사처럼 사는지 생각해 보면 차마 나를 수도사라고 부르기가 민망하다.
내가 수도자인 것을 자각할 때는 아침에 이불을 갤 때뿐인 것 같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이불을 네모 반듯하게 각을 잡아서 갠 다음 단정하게 정리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수도자가 하루 중 가장 먼저 몸으로 하는 수도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얼치기 수도사 흉내가 아니라 진짜 수도사가 되고 싶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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