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일기295-10.22】 감이 없다
“올해는 장성 우리 집 마당에 감이 얼마나 열렸을까?”
“지난번 벌초하러 내려가서 보니까 감이 별로 안 보이더라구. 그래서 올해는 그냥 안 내려가려구. 가봤자 감이 없어.”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 마당가에 심은 대봉시 감나무 4그루에서 해마다 몇 박스씩 감을 따 나누어 먹었는데, 몇 년 전부터 갑자기 감이 열리지 않는다. 동네 사람들은 기후변화로 감이 안 열려서 곶감 작업을 이제 못 한다고 했다. 장성 고향마을은 꽤 유명한 곳감 생산지였는데 이제 그 명맥이 끊긴 것이다.
가을이면 여기저기 빨간 감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풍경이 그렇게 낭만적이고 멋있었는데 이제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앞으로 또 어떤 것들이 우리 주변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게 될까?
생각해 보면 참 무서운 일이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