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일기339-12.5】 4각정
대형 트럭이 어디선가 정자를 차에 싣고 들어오다 걸리는 게 많았는지 파출소 뒤에서 땅에 내려 조립을 풀고 있었다. 지붕을 떼어내고서야 비로소 사각정자 프레임이 들어온다.
사각정은 마을에, 육각정은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지을 수 있다.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사각의 모서리를 잘라낸 8각 정자는 사대부가나 절에서 짓는다. 팔각을 잘라낸 16각 정자는 황을 상징하는 것이라 조선에서는 지을 수 없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독립국이라는 것을 만방에 떨치려 남산에 16각정을 짓고 하필이면 자기 이름을 따 ‘우남정’ 이라 했으나 이승만이 쫓겨난 후로 그 정자도 헐리고 말았다. 이후 8각정을 지어 새 이름을 붙였는데 이름이 ‘팔각정’. 헐~ 세상에 그렇게 이름 짓는 것이 어려웠나?
대전 구봉산 정상에는 특이하게 9각정이 있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