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공방쑥티일기12-14 › 제6회 서구청장배 마라톤대회

최용우 | 2014.04.16 09:08:07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쑥티일기599】제6회 서구청장배 마라톤대회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토요일 아침 아내와 두 딸은 깊은 잠에 빠져 아빠가 마라톤대회에 참전하는 것도 모르고 잠에 빠져 있었다. 옆지기는 잠결에 "잘 뛰고와요" 잠꼬대처럼 그래도 인사는 하네.ㅎㅎ
엑스포공원 주차장에 겨우 비집고 주차를 하고 엑스포다리를 건너 다리 아래 천변에 있는 대회장으로 갔다. 엑스포광장에서는 또다른 '걷기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위에서는 걷기, 아래서는 뛰기... 걷고 뛰기에 참 좋은 날....씨는 아닌데.... 가랑비가 내려 얼굴에 썬크림 안 발라도 좋으니 감사하다. 대회장에 접근하기 쉬워서인지 참가자들이 제법 많다.
출발 전에 여러 가지 순서가 있어 시간이 늘어지기 마련인데, 진행자가 능숙하게 진행을 하면서 어찌하든지 출발시간에 정확하게 맞춘다. 오늘은 강을 보면서 뛰는 코스라 마음이 한결 여유롭지만, 사실은 달리다 보면 강을 보고 주변 풍경을 감상할 여유는 없다.
나에게 가장 큰 적은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신체적 구조가 '태음인'이어서 폐가 작아 숨을 쉬는데 많이 힘들다. 그래서 초반 2km 정도 뛰는 것이 어느 때는 공포다. 2.km 이후엔 별 무리 없이 일정한 속도로 칙칙폭폭 칙칙폭폭 하면서 끝까지 달린다.
어차피 나에겐 뛰는 것 자체가 인간승리에다가 기적이어서 기록이나 순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출발 신호가 울리면 처음부터 헉헉거리는 내 앞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웃으면서 앞질러간다. 나는 거의 맨 끝으로 처진다. 그러다가 2km 정도 지나 속도가 붙으면 앞질러 갔던 사람들을 한명 한명 따라잡아 전체적으로는 중간순위 정도에 들어온다. 어느 때는 내 앞에 사람들이 더 많기도 하고, 오늘 대회는 내 뒤에 사람이 더 많았다.
처음 출발선에서는 순서가 없지만 반환점을 돌아 다시 돌아올 때는 순서대로 들어온다. 사람들은 박수로 환영을 해주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준다. 맨 처음 마라톤에서 찍힌 내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건 뭐 완전 전쟁에서 지고 도망친 패잔병 몰골이어서 누가 볼까 사진을 쫙쫙쫙!! 에잉~!!! 그 뒤로 두 손을 들고 폼 잡으면서 멋있게 골인 지점에 들어오는 연습을 하고 대회에 참석했다.
오늘도 함께 뛴 김대철 목사님은 몸이 가벼워서 꼭 '얼굴 하얀 케냐 선수' 같다. 정말 잘 뛰신다. 골인하는 모습도 정말 멋지다.
ⓒ최용우 2014.4.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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