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공방풍경일기2018 › 집중관리병동

최용우 | 2018.03.24 08:26:1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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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일기83-3.24】 집중관리병동


눈을 뜨니 5시. 병실은 비상등만 켜져 있고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만 들린다. 밤새 어떤 사람은 중환자실로 들어가고, 새로 실려 온 응급환자가 들어와 치료를 받고 있고, 어느 순간에는 밤새 연락을 받은 가족들이 몰려와서 “아버님, 눈 좀 떠봐요..” 하면서 환자를 흔들기도 하고... 나는 그 소리들을 아스라이 들으며 잠들었다.
병원 집중관리실에는 밤낮 없이 많은 환자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것 같았다. 아침 일어나 앉아서 또 핸드폰으로 찬송가를 펴 놓고 입만 벙긋거리며 홀로 새벽예배를 드렸다.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혈압을 재고 주사기로 약을 넣고 산소체크를 하고... 주는 밥을 맛있게 먹었다. 어젯밤부터 가슴은 완전히 정상이 된 것처럼 압박이 없이 숨쉬기가 편하다.
정말 예수님이 나의 폐를 만져주신 것이 확실하다. ⓒ최용우


병원에서 두 번째 날


밝은이가 서울에서 아침 일찍 내려왔다. 내려와서는 지난밤에 친구들이랑 밤 샜다며 침대에 누워 잔다. 아내와 김경배 목사님이 왔다. 아내가 어찌나 긴장을 했는지 등과 고개가 안 돌아가서 겨우 왔다고 한다. 내가 죽일 놈이여!
오후에 밝은이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고 아내는 집으로 갔다. 내일은 주일이니 오지 말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라고 했다. 몸이 많이 회복된 것 같아 퇴원해도 되냐고 했더니 안 된다고 한다.
주님! 병원에서 두 번째 밤을 보냅니다. 여기저기서 환자들의 앓는 소리들이 들립니다. 고통스럽고 괴로워도 누군가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고통.... 주님도 십자가에서 그러하셨나요? 주님의 십자가 고통이 더욱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다행히 저의 폐의 부종은 금방 잡혀서 지금은 정상으로 느껴집니다. 내일은 꼭 퇴원하게 해 주십시요. 앞으로는 제가 제 몸에 대해 교만하지 않고 더욱 겸손하겠습니다. 아멘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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