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공방햇빛일기2016 › 비 개인 틈을 타서

최용우 | 2016.10.14 23:36:59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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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288-10.14】 비 개인 틈을 타서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더니 반짝 하늘이 맑아지자 그 틈에 웅이 할머니가 얼른 마당에 들깨 털어 놓았던 것을 쫙 펴서 말린다. 쨍한 햇볕에 들깨가 고소한 향내를 내며 말라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비록 내가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풍요롭다.
우리 집 안에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길고양이가 가끔 들깨를 밟고 다닌다. 그러면 웅이 할머니는 뿔이 나서 ‘걸리면 디진다’고 씩씩 거리신다. 어째 고양이는 좋은 길 놔두고 하필이면 널어놓은 들깨를 밟고 지나가냔 말이야!
날로 살기 좋은 아파트가 점점 세종시를 채워가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이렇게 마당에 들깨를 널어놓은 곳은 없을 것이다. 이런 자연스럽고 사람 사는 냄새 나는 풍경은 시골이 아니면 볼 수가 없다. 아무리 인공미가 뛰어난 풍경도 자연미를 당할 수는 없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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