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래 전 어디선가 읽은 일본인 시리에다
마사끼유 신부의 글이 생각납니다.
"신부님께서는 왜 신부가 되셨습니까?"
"그러니까 일본이 전쟁에서 패한 1945년 6월 우리
가족은 당장 먹고 살 일이 걱정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미군의 원조로 건축중이던 카톨릭 성당에 못을 훔치러 들어갔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미제 못을 훔쳐다 팔면 얼마라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지요. 황급히 못을 보자기에 집어넣고
있는데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어떤 외국인이 제 목덜미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 외국인은 저를 때리지도, 잡으려고도 하지 않고
오히려 제 보자기를 가져가더니 못을 가득 채워 손에 들려주면서
문 밖까지 안전하게 안내해 주고, 문 밖에서 "부족하면
또 오너라" 하고 한마디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건 받고 다른 사람에게는
무엇하나 주지 않는 전후(戰後)의 시대에 어느 외국인에게
'준다'는 것의 귀중함을 순간 깨달은 것입니다. 여우에
홀린 듯 저는 그날밤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새벽녘
닭울음소리와 함께 저는 벌떡 일어나 10리가 넘는 그 성당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외국인을 발견한 순간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선생님 저는 육군 대장이 되려는 것을
그만 두렵니다. 선생님처럼 되고 싶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외쳤지요.
하하. 그 선생님이 신부라는 걸 한 참 뒤에 알았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