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의 엘레드] 당신을 품어 안습니다.

좋으신 예수님
당신의 가르침은
소리 없이 흐릅니다.
당신의 복음은
웅변하는 혀로
우리 귀를 압박하지 아니하고
당신의 온유한 마음을 통해
우리 가슴에 스며듭니다.
당신 음성은
긴장되지도 않고 날카롭지도 않습니다.
우리에게 당신 말을 들으라고
강요하지도 아니하십니다.
다만,
나를 향하여 마음을 열라고 권하실 뿐이지요.
우리가 마음을 열면
당신 사랑은 소리도 없이 스며들어
우리 영혼을 적십니다.

<Aelred of Rievaulx 1110-1167>
젊은 날, 왕실에서 복무한 적이 있는 엘레드는 잘 생긴 용모와 재치 있는 언변으로 주변에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곧 강렬한 동성애 욕구에 사로잡혔고 그것은 그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1134년 요크셔 지방 리보에 있는 신설된 시토회 수도원을 방문했다가 그곳에 엄격한 금욕 생활에 자극되어 그 자리에서 수도회에 들어갔고 10여년만에 수도원장으로 피선되었다. 격렬한 논쟁과 분쟁들을 부드럽고 따뜻한 성품으로 잠재워 줌으로서 명성을 얻었다. 당시에 근엄한 분위기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이 사람한테 느끼는 성적 욕구나 감정들도, 비록 그것을 육신으로 실현하진 못한다 해도, 모든 인간관계에서 빠뜨릴 수 없는 소중한 요소라고 생각한 그는 수도자들 사이에 친밀한 사귐을 억제하지 않고 오히려 장려하였다. 그의 기도들에는 예수를 상대로 한 같은 친밀함이 잘 표현되어 있다.
-월간<풍경소리 제101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