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르] 얼굴을 맞대고
오 내 삶을 다스리시는 주님,
제가 날마다 당신 앞에서 얼굴을 맞대고 서 있어도 될까요?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님,
두 손을 모으고 당신 앞에서 얼굴을 맞대고 서 있어도 될까요?
당신의 크신 하늘 아래서 홀로 잠잠히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과 얼굴을 맞대고 서 있어도 될까요?
주님 소유하신 이 고단한 세상에서,
고역과 갈등으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분주하게 사는 군중 사이에서,
주님과 얼굴을 맞대고 서 있어도 될까요?
이 세상에서 제 일이 모두 마무리되거든,
오 왕의 왕 되신 주님,
그저 홀로 말없이
당신과 얼굴을 맞대고 서 있어도 될까요?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인도의 사상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