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와 소나무
주님!
꽃 중에 가장 예쁜 양귀비는
옮겨 심으면 죽어버린다지요.
독야청청 낙락장송 소나무도
옮겨 심으면 죽어버린다지요.
맨 처음 심겨진 그 자리에서
죽음을 각오하는 그 순정
주님!
저는 주님께 심겨진 양귀비
저는 주님께 뿌리내린 소나무
저는 주님만 바라보고 삽니다.
저는 주님만 빨아먹고 삽니다.
죽이든지 살리든지 맘대로 하십쇼.
죽음을 각오하는 이 알 수 없는 허세!
ⓒ최용우 2017.11.25 (무단전재및 재배포 대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