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홍 의원 나오셔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이 옆구리에 노트북 하나를 끼고 단상으로 나온다.

의장 대신 의장석을 지키고 있던 조영부 국회 부의장이 노트북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국회법 조문을 들춘다.

"아…저…박의원, 국회법 148조를 보면 개인적인 컴퓨터는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게 돼있는데…"

조부의장 지적에 박의원은 다 알고 있다는 반응이다.

"우리 국회의 상임위원회, 국정감사장 그리고 예결위에서는 이제 노트북을 쓸 수 있게 되었으나

본회의장에서는 아직도 못쓰게 합니다."

박의원은 이미 국회 사무처에 노트북이 왜 안되는 지 문의를 마친 뒤였다.

글쎄 왜 안될까?

이유는 이렇다.

"여야간 몸싸움 할 때 흉기로 쓰면 안된다는 뜻이었다는데…"

어처구니 없는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의장석에만 해도 용도를 알수 없는 '5년 된' 노트북과 마이크, 명패 그리고 크리스탈 물병까지

얼마든지 유사시 '흉기'로 활용된 물건들이 수두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