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점 퇴보하는 인간
요즘에는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 아프면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갑니다. 그래서 사람 치료하는 것보다도 더 비싼 돈을 주고 동물들을
치료합니다. 옛날에도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웠지만 주로 '비상식량(?)'으로 키웠습니다. 초복, 중복, 말복에 먹으려고 멍멍이를 키웠고, 사위
오면 잡아주려고 씨암닭을 키웠고, 뒤뜰에 뛰어놀던 병아리 한쌍은 영감 몸보신용으로 키웠습니다. 옛날에는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 아프면,
죽기 전에 빨리 잡아먹어버리거나, 아니면 그냥 내비두면 스스로 나아 다음날 멀쩡해지곤 했습니다. 개는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다가
부엌으로 가서 구정물을 먹은 다음 똥구멍을 땅바닥에 대고 먼산을 바라보고 앉아 있습니다. 그러다가 썩은 흙이 많은 상추밭으로 달려가 구덩이를
파고 엉덩이를 들이밀고 앉아 똥을 한번 누면 아픈 것이 나아버립니다. 개는 염분이 몸에 들어가면 장이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구정물을 먹고, 먼산 보고 앉아 있으면 장이 곧서 위에서 아래로 쏠린다는 것, 상추밭에 거름을 해야 주인이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개는 아프면 속을 비우고 단식하면 낫는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개도 자기 몸 아프면 어떻게 해야 치료가 된다는 것을 아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자기 몸 아프면 어찌할 줄을 모르고 병원부터 찾습니다. 손가락이 베어도 병원가고, 마박이 깨져도 병원가고, 고뿔에
감기만 걸려도 병원으로 쪼르르... 그러니 의사가 돈 많이 버는 인기직업이지요. 병원이 없던 옛날 사람들은 자기 몸 아프면 어찌 해야
한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다 알고 살았습니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점점 첨단으로 발전하여 살기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점점 더 기계 아니면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최용우 more..
이 글에 공감하시면 손가락 표시를 눌러
주세요
|
|
● 이현주1885 <이오 비망록(二吾 備忘錄)/풍경소리>중에서○지난글 |
□ 모자람은
모자람은
인간존재의 필수적인 요소들 가운데 하나다. 그게 없으면 아무도 옹근 인간으로 존재할 수 없다.
땅 끝까지
가보아라. 거기서 아직 밟히지 않은 땅을 보게 되리라.
하늘 꼭대기에
올라보아라. 거기서 아직 채워지지 않은 하늘을 보게 되리라.
모자람을 다른
무엇으로 채우려 하지 말고 모자람, 그것으로 채워라.
모자람을
모자람으로 채울 때, 비로소 옹근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현주 (목사)
|
기독교에서는 청빈을 미덕으로 여기며, 돈이나 여자관계의 유혹을 물리지는 것이 큰 자랑이 됩니다. 말하자면 풍요와 쾌락에 빠지면 스스로 죄를
짓고 돈의 노예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돈과 쾌락을 처음부터 부정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거꾸로 말하면 물질의 풍요와 쾌락을 두려워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어떤 풍요나 쾌락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은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며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민족이기
때문에, 어떠한 부나 쾌락도 자신들을 타락시키지 못하도록 쉽게 지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꼬랑지] 기독교인들은 재물과 여자의 유혹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인생의 풍요와 즐거움을 잃어버렸군요. 말하자면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셈입니다. ⓒ최용우
|
|
●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 매발톱꽃
어머니집 장독대 옆에 매발톱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분명 어머님이 일부러 심은 것은 아닐텐데, 매발톱꽃이 왜 저기에서 나고 자라 꽃을 피워
나비와 벌을 부르는 것일까요? 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라 자식들이 기회만 있으면 여러 가지 꽃이 심겨진 화분을 사 가지고 옵니다. 그런 화분
중에 어느 해 매발톱이 심겨진 화분을 사온 모양입니다. 꽃이 피고 진 다음에 이제 더는 꽃이 안 핀다고 생각하고 화분을 밭에
비웠겠지요. 그리고 그때 매발톱꽃 씨앗이나 뿌리가 어찌해서 저 자리에 자리를 잡았을 것이라고 짐작을 해 봅니다. 내가 있는 자리가 어디이든
그것을 탓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꽃을 피우는 매발톱꽃을 보며, 인간의 삶도 그러해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용우
2013.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