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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관계적 존재
사람을 인간(人間)이라고 합니다. 간(間)은 '사이와 관계라'는 뜻이므로 인간이란 사이와 관계의 존재, 즉 관계적 존재라는 뜻이 됩니다.
엄마 아빠의 관계 속에서 태어나 가족, 친구, 동료, 국가의 일원으로 관계를 맺고 살다가 죽어서는 공동묘지에 먼저 누운 사람들 사이(間)로
들어가 같이 누우면 인생이 끝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람의 행복과 불행은 딴데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습니다. 옛날에는 형제 자매가 기본적으로 다섯은 되었기 때문에 자라면서 관계훈련을 자동적으로 받았는데, 요즘엔 아이를 하나 밖에 안 낳기
때문에 관계훈련을 받을 기회가 없습니다. 홀로 지가 왕이나 되는 것처럼 자라 버릇이 없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고 쉽게
좌절합니다. 큰딸 좋은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기숙사에 들어갔는데, 가족이 아닌 성격과 자라온 환경이 전혀 다른 친구들과 한 방에서 적응을
하느라 파란만장한 사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3학년이 된 지금은 이제 어떻게 하면 친구들과 갈등 없이 잘 지낼 수 있는지 안 것
같습니다. 작년에 연세대학교 1학년 입학생들을 기숙사에 의무적으로 입사를 시켰다고 하지요. 1년이 지난 어느 날 기자가 기숙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한 학생을 인터뷰 했습니다. "말도 마세요. 1년 동안 정말 별별 사건들이 다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우리가 다
해결했습니다. 학교에서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요" 학교에서 해준 것이 없기는요. 학생들을 모아 기숙사에 입사시킨것만 해도 엄청난 것을 해 준
것입니다. 인간들이 모이면 필수적으로 갈등이 생깁니다. 그 갈등은 누가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풀어야 합니다. 그걸
어디에서 배우고 실습하겠습니까? 가족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고, 친구가 그래서 귀한 것입니다. 인간 관계가 좋으면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삶의
만족감이 높아지고, 행복해집니다. 그래서 사람은 인간(人間)입니다.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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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 하이고 내가 대학가냐......
큰딸 좋은이는 예술계 고등학교에서 그림을 그립니다. 좋은이가 갈 수 있는 '만화창작학과(만창)'가 있는 대학교가 전국에 20여개 있고,
부산이나 광주처럼 멀리는 갈 수는 없으니 서울,충청권으로 압축하면 10여 곳이 됩니다. 그 10여 학교도 그 세계(?)에서는 순위가 정해져
있더군요.ㅠㅠ 아마 다른 학과들도 그 세계에서는 순위가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줄세우기를 좋아하잖아요. 한 단계라도 앞선 순위의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공부를 합니다. 올해는 대학입시 요강이 얼마나 복잡한지 진학담당 선생님도 두 손 두발 다 들
지경입니다. 한 고3 학생이 TV에 나와서 "어른들은 도대체 저희들에게 왜 그러세요?" 하고 항의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덩달아 저도
입시공부(?)를 하고 있는데 정말 머리아프게 복잡하네요. 그렇게 고3 좋은이에게 온통 신경을 쓰고 있을 때.... 중3인 작은딸이 "아빠
저도 중삼이에요. 저에게도 따뜻한 사랑과 온정을..." 아! 맞다 너도 고등학교에 가야지! 밝은이는 학교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으니 큰
고민은 안 되지만 그래도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제가 알아서 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고등학교는 뭔 고등학교여. 공장에
가서 돈이나 벌어와라."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몰래 원서 넣고 시험봐서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공장 간다고 하고 짐 싸가지고 나와서 고등학교
기숙사로 들어갔지요. 한 3년 터울로 아이를 낳으면 좋을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이렇게 학교 입학할 때 둘이 겹치네요. 뭐, 그래도 때
되면 대학 가 있을 것이고 고등학교에 들어가 있을 것입니다. ⓒ최용우 2013.9.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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