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69호 |
2014년2월 21일에 띄우는사천팔백예순아홉번째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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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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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이 되게 하는 이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 - 꽃> 이름(name)의 동사형은 '이르다'(naming)입니다. '이르다'는 말은 '소리를 내서 부른다'
'소리를 내서 말을 한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이름은 소리를 내서 불러줄 때 비로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됩니다.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은 물론 나의 육체를 낳은 것이지만 사실은 '이름'을 낳은 것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나는 '이름'으로 존재합니다.
동사무소에 가서 '출생신고' 용지에 이름을 적고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는 순간 나는 공식적으로 국가가 인정하는 '이름'이 됩니다. 참
신기합니다. 사람은 딱 그 이름대로 삽니다. 김영일 이라는 제법 똑똑하여 서울대학교에 들어간 사람이 있었는데,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한 딱
'김영일'이었습니다. 그가 저항운동을 시작하면서 이름을 '김지하'로 바꾸고 '오적'같은 詩를 쓰면서 권력을 비판하자 단숨에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세상이 바뀌고 더 이상 민주주의 운동이 필요 없게되자 그는 다시 이름을 '김형'으로 개명하고서 과거에 자신의 적이었던
기득권 편에 들러붙어 그들을 찬양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는 '변절자 김형'이 되었습니다. 내 이름은 내 것이지만 나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사용합니다. 이름에는 각각 어떤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부를 때 그 힘이 작용합니다. 운동경기장에서 관중들이 선수의
이름을 일제히 부르면 선수에게는 없던 놀라운 초인적인 힘이 생깁니다. 저는 내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제 이름이 많은
사람들에게 불려질 때마다 장미꽃 향기가 나는 예쁜 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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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1915 <하루기도/생활성서>중에서○지난글 |
□ 숨쉬는 기쁨
바깥마당에서 일을 좀 했는데 그 사이에 모기가 팔뚝을 물었나 봅니다. 둥그렇게 부풀어
올랐네요. 모기 물린 자리를 부풀어 오르게 하시니 고맙습니다, 주님. 모기가 물어도 부풀지 않거나 아예 모기가 물지도 않을
날이 언제고 올 것임을 저로 하여금 자주 기억하게 해 주십시오. 제 죽음을 바라보면서 살면, 어떤 것도 건성으로 대하지 않을
테니까요. 이렇게 숨을 쉬면서,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를 듣게 하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주님.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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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의 말
어서 일어나세요 또 하루를 시작해야지요
몸이 괴로워 밤이 너무 길었지요?
당신의 아픔을 잠시라도 덜어줄 노래가 있으면 좋으련만
이렇게 창가에 앉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안타까운 내 마음 조그만 기도로 받아주어요 ⓒ이해인(수녀) <작은 기도/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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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 변산 채석강이 보이는 언덕에서
교회에서 1박2일로 꿈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변산대명리조트에서 아이들이랑 재미있게 놀다 왔습니다. 2시간 30분 운전하여 변산반도 채석강이
보이는 대명리조트에 도착하니 교회팀은 벌써 와 있었고 유성에서 오시는 목사님 가족은 아직 도착 전이었습니다. 아이들이과 어른들이 각각 방을
하나씩 차지하고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자연스럽게 쉬다 가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주변 적벽강, 불멸의 이순신 촬영장, 채석강, 등대를 둘러
보았습니다. 날씨가 아직은 쌀쌀하여 일찍 돌아와 저녁을 삼겹살로 구워먹었습니다. "음... 한국 사람에게는 삼겹살이 최고야..."
하면서^^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는 리조트의 첫날은 월화 드라마 '기황후'를 보면서 끝났습니다. 아이들은 밤을 샌다고 했는데 밤새 뭘
하려고???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나 리조트 창밖으로 보이는 산꼭대기에 정자가 있어 그곳에 가기로 했습니다. 김대철 목사님과 함께 길을
나서 새벽 바닷길을 걸었습니다. 썰물이라서 물이 빠져나가며 어제는 보지 못했던 백사장이 넓게 나타났습니다. 닭이봉 정상 정자에 오르니 서해바다가
넓게 펼쳐집니다. 멀리 변산 동쪽이 밝아지며 해가 떠오릅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11시에 짐을 싸들과 나와 아이들과 함께
백사장으로 갔습니다. 물이 빠진 채석강 모습은 참으로 신비로왔습니다. 그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1박2일 잘 쉬다가 돌아왔습니다. ⓒ최용우
201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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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커피 연작詩39
○지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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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참 맛 |
혼자 깨어 있는 깊은 밤에 홀로 쓴 커피를 마셔야 진짜 커피의 참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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