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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1919 <하루기도/생활성서>중에서○지난글 |
□ 주님의 손길
간밤에 떨어진 풋감들을 주웠어요. 그냥 두면 여기저기 곰팡이들이 피어날 참이라, 주워서 한
곳에 모아두었습니다. 저것들이 왜 떨어지는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외부의 힘보다는 나무 자신이 스스로 떨어뜨린다는 건
알겠어요. 나무는 왜 제 가지에 맺힌 열매들을 떨어뜨리는 걸까요? 열매들이 너무 많이 달려서, 그것들을 모두 키워 익히기에는
힘이 부칠 것 같아서, 그래서 미리 솎아 내는 것 같긴 합니다만, 아무튼 부분을 죽여 전체를 살리려는 자연의 신비한 섭리인
것만은 틀림없겠지요. 그런즉 안심입니다, 주님. 한 그루 나무를 통해 일하시는 당신의 세밀한 손길이 어찌 저라고 해서 미치지
않겠습니까? 하늘이 무너져도 그럴 리가 없겠지요. 그러니 제가 어찌 안심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제 몸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모두가 당신의 손길인 것을 언제 어디서나 유념하게 도와 주십시오, 주님.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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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 동네 바보 태음인
오늘 하룻 동안 무려 27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광주를 다녀오면서 장거리 운전을 했는데, 제 전화를 아내가 받거나 차가 멈춰있을 때는
제가 받았습니다. 그런데 전화의 내용을 하나하나 분석해 보면 사람 찾는 전화, 동영상 파일을 찾는 전화 등등 저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전화가
많이 왔습니다. 심지어 부업거리 좀 소개해 달라는 전화도 왔네요. ㅠㅠ 아니, 나보고 어쩌라고.... 전화가 오면 무슨 전화든 너무
친절하게(?) 받는 저를 보고 아내가 '동네 바보'라고 놀립니다. 태음인은 천성적으로 하늘에서나 살아야 할 착한(?)사람들입니다. 물론 저는
순도 100%인 오리지널 태음인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쩔쩔 맵니다. 그렇다고 제가 다른 사람의 부탁을 잘 해결해
주느냐 하면 그렇지 못합니다. 게으름은 하늘을 찌르고 약속을 밥먹듯이 잘 어깁니다. 아예 처음부터 맡지 않아도 될 일을 맡아서 속썩이는 일이
많습니다. 아내는 태양인입니다. 매사에 딱부러집니다. 거절할 것은 칼처럼 거절합니다. 보다 못한 아내가 앞으로 제게 오는 곤란한
전화는 자기가
받아 주겠다고 합니다.ㅠㅠ ⓒ최용우 201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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