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89호 |
2014년3월 15일에 띄우는사천팔백여든아홉번째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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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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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조끼
저는 등산을 할 때 빨간 조끼를 입습니다. 산에서 가장 무서운 일은 맷돼지나 낭떠러지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갑자기 숲속에서
불쑥 나타나는 사람을 맞딱뜨리는 일은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생각해 보니 나와 만나는 다른 사람들도 다르지 않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멀리서도 잘 보이도록 빨간 조끼를 하나 샀습니다. 노란 조끼를 골랐다가 도로공사 하는 분들이 입는 조끼 같아서 그냥 빨강색을 골랐습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 눈에 멀리서도 잘 띄라고 등산할 때마다 빨간 조끼를 입고 다닙니다.
서울 관악산 갔더니 얼마나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그런데 산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한번 찌익- 째려보고 지나가더라구요.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는데도 대꾸를 하는 사람 별로
없었습니다. 함께 동행했던 목사님에게 "참 당황스럽네요. 서울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 하고 물었더니 "그런가 봐요. 저도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어서 혼났어요. 지금은 저도 눈에 힘 주고 똑같이 한번 째려봐 주고 지나가요.ㅎㅎ"
저는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먼저 큰소리로 인사를 합니다. 인사를 하는 것은 '내가 너를 해칠 마음이 없다. 그러니 안심해라' 그런 의미입니다. 제가 좀 표정이 우락부락하게
생겨서 사람들이 돌쇠같다고 하는데, 인상 팍 쓰며 지나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저를 만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아마 산적을 만난 것
같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웃으며 인사를 합니다. 저는 등산을 할 때 가방 속에 에너지바 몇 개와 캔커피와 물 몇 개를 여분으로
꼭 가지고 다닙니다. 대부분은 제가 다 먹는데 등산이 끝날 때까지 3분의 1정도는 꼭 남깁니다. 그것은 제 몫이 아니라 다른 사람 몫입니다.
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어떤 사람을 만날 지 모르니 항상 대비를 해가지고 다니는 것이지요.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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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1935 <하루기도/생활성서>중에서○지난글 |
□ 강물이 바다 되듯이
소나무는 참나무로 살 수 없고 너구리는 올빼미로 죽을 수 없지요. 이제, 저 아닌 다른 무엇으로 되려는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지금 있는 이대로 충분히 만족하며 살고 싶어요. 하지만 개울은 강물로 흐르고 강물은 바다로 흐르듯이 저 또한
성숙한 영혼으로 익어 가지 않는다면 살아있으나 산 목숨이 아니겠지요. 모든 순간을 꽉 차게 살되 어느 한 순간에도 멈추지
않도록 바다이신 주님, 강물인 저를 당신 품으로 당겨 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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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밤
귀에는 아프나 새길수록 진실인 말
가시돋혀 있어도 향기를 가진 어느 아픈 말들이
문득 고운 열매로 나를 먹여주는 양식이 됨을 고맙게 깨닫는 긴긴 겨울밤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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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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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법에 어긋나는 걸까?
"올해부터 방학 때는 근무를 안 한다고 월급을 안 준대요. 방학 때 월급을 주는 게 무슨 법에 저촉된다는데 세상에 무슨 법이
그래요?" 아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학교라는 특성상 여름과 겨울에 '방학'이 있어 출근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연봉을 12로 나누어
매월 월급으로 받는 개념이었는데 앞으로는 근무를 안 하는 달에는 안 준다는 것이지요. 매월 쓰는 고정비용은 정해져 있는데 1년에 두 달씩
월급이 없으면 이제 방학 때는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 할 판입니다. 아니면 매월 월급에서 10%씩 떼어 모았다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월급을 만들든지 해야 하는데... 생각해보면 그게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법이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욱 불편하게 한다면 그 법은 '악법'입니다. ⓒ최용우 201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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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커피 연작詩59
○지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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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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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진한 커피와 함께 호수처럼 깊은 사색으로 어둠처럼 고요한 침묵으로 여행을 떠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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