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숙생각일상 › 복숭아

해바라기 | 2021.08.03 09:06:5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광주에 사시는 집사님댁을 방문했는데 복숭아를 한상자 주신다.

요즘 복숭아철인지라 내려갈 때 나도 복숭아를 가져가고 싶었는데 어찌하다가

포도를 사게 되었다. 마침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동서 가족을 만나 오랫만에 

얼굴도 보며 저녁을 함께 먹고 받은 복숭아 절반을 나누어 주었다. 먹고 싶었던

참이었다고 감사하다며 활짝 웃는다.


이른아침 엄마로부터 전화가 온다. 집에 복숭아가 너무 익어간다...얼른 와서 따가라... 

몇년전 엄마가 심은 한그루 나무에서 가족들이 넉넉히 먹을만큼의 복숭아가 달린다.

그런데 사실 내 입에는 시기만 하고 그다지 맛은 없다. 엄마는 천도복숭아라고 하는데

그런것도 같고 아닌것도 같고 제맘대로 생긴데다 금새 물러져 잠깐의 시기를 놓치면

못먹고 버리는게 더 많다. 그래도 그런 복숭아지만 엄마는 복숭아 핑계삼아 자식을

부른다. 보고 싶은 것이다. 알고 있기에 별 부득이한 일이 없으면 언제나 기껍게

달려간다. 동서네 주고 남은 복숭아 중에 다시 반을 챙겼다. 여기도 복숭아 있는데 

복숭아를 뭐하러 가져오냐...하신다.

돌아올때쯤엔 늘 뭐 줄것이 없네...하시지만 나한테는 언제나 많다. 줘도 줘도

부족해 보여 늘 안타깝고 안스럽기만 한 엄마의 표현이다.


이웃집 할머니께서 호박죽을 가져오셨다. 호박잎에 가려져 있어 못발견해 늙어진 

호박 한덩이를 땄다며 이 더운날 죽을 쑤셨다. 가족들이 한 대접씩 먹고 

엄마한테서 가져온 복숭아 몇 개 그릇에 담아 드렸다.

남은 복숭아는 잘라 냉동에 넣고 집에서 만든 요거트에 넣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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