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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이유
어떤 서부 개척자가 인디언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들어갔다가 인디언 전사들과 맞닥뜨렸습니다. 자연 속에서 구리빛으로 단련된 근육질의
용맹한 인디언 전사들이 창을 들고 소리를 지르며 개척자를 향해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지쳐서 힘없이 서 있는 개척자는 그들을 전혀 무서워하는
기색도 도망칠 생각도 하지 않고 귀찮다는 듯이 힐끗 쳐다봤습니다. 잠시 후에 금방이라도 개척자를 창으로 찔러 죽일 것처럼 달려들던 인디언
전사들이 갑자가 앞으로 고꾸라져 피를 토하고 죽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개척자는 옆구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뽑아 그들을 향해 빵빵
날렸던 것입니다. 아무리 덩치가 크고 날렵하고 날카로운 창을 가지고 있는 인디언이라 하더라도 총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린 아이
라도 총을 가지고 있다면 인디언은 이 아이를 이길 수 없습니다. 거대한 골리앗을 무너뜨린 다윗 소년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우리는 '물맷돌'이라는 끈이 달린 작은 돌맹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빙빙 돌리다가 타이밍을 잘 맞추어 놓으면 쌩
날아가서 마빡에 딱! 명중시키는 것이 물맷돌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은 '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모양은 끈이 달린 돌맹이였지만, 그것이
다윗의 손안에 있을 때 그것은 총과 같은 위력을 지닌 무기가 되었습니다. 다윗은 양을 지키면서 돌을 던지는 연습을 하여 물맷돌을 마치 총을
쏘듯이 던질 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한가지 장점을 '총'과 같은 위력이 나올
때까지 열심히 연마하는 것입니다. 총도 없이 어떻게 골리앗을 이깁니까? 다윗이 그냥 다윗 된 것이 아닙니다.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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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1930 <하루기도/생활성서>중에서○지난글 |
□ 지는 해처럼
저수지 둑에 앉아 서산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습니다. 일행이 있었지만 고맙게도 입을 다물어
주어서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되었고, 그게 참 좋았어요. 주님, 어떤 경우에도 저를 변명하는 구차스러운 말 입에 올리지
않고, 산마루 너머로 장엄하게 지는 붉은 해처럼, 깨끗하게 미련 없이 세상의 지평에서 사라지고 싶습니다. 이쪽에서 보면 져서
내리지만 저쪽에서 보면 솟아오르는 것이 어쩔 수 없이 해의 운명일진대, 새삼 무엇을 가리고 이제 와서 무엇을 감추고자
하겠습니까? 세상의 그 누구도 원망하거나 탓할 상대가 없음이 삼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저에게 못난
구석이 있어서 주님의 사랑으로 채울 수 있으니, 얼마나 은총입니까? 저에게 병든 구석이 있어서 주님의 치유로 채울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저에게 모자란 구석이 있어서 주님의 풍요로 채울 수 있으니, 주님, 저의 못남과 질병과 모자람이 갈수록
커지고 더욱 커져서 마침내 저의 온몸이 주님의 사랑과 치유와 풍요로 가득 차기를 원하나이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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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죽은 이의 말
이제 난 어디에도 없다 사랑하는 너의 가슴속에 한 점 추억으로 박혀 있을 뿐 다시는 네게 갈 수가 없다
숨가쁘던 고통의 절정에서 아래로 아래로 절대 침묵으로 분해되어 떠나온 나 그래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너는 믿고
싶겠지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안녕이라고 말할 틈도 없이 왔지만 너무 원망하지 말아다오
세월이 가도 멈추지 않는 너의 슬픔은 나에게도 괴로움이야
힘들더라도 이젠 나를 잊어야지 나를 놓아주어야 나도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아
진정 사랑했어 너를 지금도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이야
ⓒ이해인(수녀) <작은 기도/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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