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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젊은 목사님과의 만남

한 젊은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기도도 많이 하시고 성경도 많이 읽고 공부도 많이 해서 아는 것도 많았습니다. "기도 많이 하셔야 됩니다." 하고 말했더니 그분은 자신이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하는지 이야기를 하는데 과연 말하는 제가 부끄러울 만큼 기도를 많이 하시더군요.
"성경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하고 말했더니 그분은 성경을 속독으로도 읽고 에스라성경학교라는 곳에 일년에 최소한 세 번은 참석하여 성경 전체를 꿰뚫듯이 배우고, 세미나란 세미나는 다 가본 것 같아서 과연 말하는 제가 부끄러워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분은 목회에 대한 놀라운 비전과 계획과 그리고 자신감까지 충만하였습니다. 몇 가지 은사도 있고, 오늘날 한국교회가 잘하고 있는 것, 못하고 있는 것까지 잘 파악하고 있고, 무엇을 하겠다는 '목적이 뚜렷'하고, 매사가 긍정적이어서 앞으로 목회를 잘 하실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 사역에 대해 배우겠다고 부족한 저 같은 사람을 찾아 산골자기까지 온 것을 보면 실행력, 행동력까지 갖춘 분인 것 같아 그분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격려해 드렸습니다.
한 시간 정도 대화를 하고 돌아서는 그분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치 21세기의 사도 바울을 보는 듯 하였습니다. 많은 목회 후보자들이 떠밀리듯이 교회를 개척하거나 어디 후임자 자리 어디 없나? 하면서 기웃거리는 이 때에 그 젊은 열정과 도전정신이 정말 부럽고 대견하기까지 했습니다.
저도 한 때 이루고 싶은 꿈이 참 많았고 자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만 주님께서 나를 버리지 않으시기를 바라는 마음만 남았습니다. 나의 작은 재능을 주님께서 사용해 주시면 그보다 더 위대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주님, 저는 몹시 약하고 두려워서 떨리나이다. 부디 저를 도와 주십시오! 주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저는 끝장난 인생입니다."(고전2:3)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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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1945 <하루기도/생활성서>중에서지난글

□ 풀은 자란다

새벽에 마을 회관 주변 제초 작업을 주민들과 함께 했어요.
서툰 낫질로 나무와 나무 사이에 숨어 자라는 풀들을 베었습니다.
왜 같은 식물인데 어떤 것은 뽑거나 베어 버리고
어떤 것은 거름까지 주면서 기르는 걸까요?
자기가 세상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의 짓거리에 불과하겠지요.
하지만 사람이 어찌 풀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풀이 없으면 사람은 못 살지만 사람이 없어도 풀은 잘 살텐데요.
어쩌다가 사람이 지상에서 멸종되어도
풀은 싱싱하게 자랄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풀 앞에 고개를 숙이는 자세로 살아야겠다는
아니 그게 사람의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현주 (목사)

 

 ●이해인 1287  민들레 영토 지난글

□ 봄이 되면 땅은

깊숙히 숨겨 둔
온갖 보물
빨리 쏟아 놓고 싶어서
땅은 어쩔 줄 모른다

겨우내
잉태했던 씨앗들
어서 빨리 낳아 주고 싶어서

온 몸이
가렵고 아픈
어머니 땅

봄이 되면 땅은
너무 바빠
마음놓고 앓지도 못한다
너무 기뻐
아픔을 잊어 버린다  ⓒ이해인(수녀) 

 

●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하루 두 대 있는 세종->광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에 내려갔습니다. 한번에 쭉 가니 편하네요. 오늘은 어머니 점심 대접해 드리는 날이라 작은교회 사모님이 운영하시는 '구수한 마을'이라는 식당에서 오리전골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 먹고 마침 어머님 정기검진 하는 날이라 전남대학교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대기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12시에 예약하여 4시 30분에 검진 순서가 잡혔습니다. 10층이 넘는 건물이 일곱동이나 서로 연결되어 있는 병원에, 모든 병실이 꽉 차 있다니 우리나라에 정말 아픈 사람들이 많네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어머님과 함께 남광주시장 구경하다가 길거리 의자에 앉아 있다가 오랜만에 밀린 이야기도 나누다가 시간 되어 검진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아침 신문에서 봤는데
2012년 사망자 8명중 1명은 대기오염 때문에 숨졌는데 그 숫자가 700만명이라 합니다. 현대의 인간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쉴만큼 지구를 망가뜨렸습니다. 그래놓고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덕분에 병원만 호황이군요.  ⓒ최용우

 

●최용우 커피 연작詩69 지난시

 

    

072.gif 버림받은 커피

아내가 타 놓고 간 커피
복잡한 생각 하느라 깜빡 잊었네
몇 시간 만에 싸늘하게 식은 커피 발견
마치 내 마음 같은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