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락이란 무엇인가?
상인의 타락은 원산지를 속이고 가격을 속이는
것. 정치인의 타락은 자기 명예와 이익을 위해
국민을 파는 것. 법관의 타락은 권력자나 강자의
편에서 법을 집행하는 것. 교육자의 타락은 학생들을
밥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 그렇다면 종교인의
타락은 무엇일까요? 양심대로 살지 않는 것?
불순종? 죄짓는 것? 돈을 밝히는 것? 물론 그런 것들도
타락이 맞습니다. 그러나 저는 종교인이 '깨어나지
못하는 것'이 진짜 타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속에서는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하고 멀리 있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무엇인가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깨어나야 합니다.
깨어서 하는 일이 진짜입니다. 깨어나면 그동안
내가 그렇게 붙잡으려고 아등바등 했던 것들이 사실은
'집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집착이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이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감정 의존상태입니다. 집착만 버려도
세상 살기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세상이 달라져
보입니다. 오늘 내가 도저히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까?
ⓒ최용우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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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 - 꽃차 한잔의 향기와
여유
○지난일기 |
햇볕같은집
□ 좋아 보이니 좋다
올 여름 내내 햇볕같은집 대문에 주렁 주렁했던
수세미오이를 보시고 태우 외할머니께서 씨
좀 받아 달라고 하십니다. 내년에 심으시려고
그러시지요. 수세미오이가 우리 몸에 많이 이롭다고
하니 달여서 드시려 하시는것 같습니다. 머리가
백발이 다 되신 할머니께서는 수세미오이와 질경이,
민들레, 쇠비름 등을 캐서 함께 건강원에서 푹 고아
내리셨답니다. "나도 먹으니깨 겨울에 감기도
안걸려 좋고, 또 자식들 하나씩 주려고 했지!'
자식 생각하시는 부모님 마음이 늘 그렇지 싶습니다.
씨가 들어있을만한 수세미오이 하나를 반으로
잘라 보았더니 제대로 여문 씨가 많지 않네요!
국화가 예쁘게 피어 있는 것을 보신 아래
소나무집 아주머니께서는 내년 봄에 꺾꽂이 하게
국화를 좀 달라 하십니다.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예쁘게 피지 못했던 맨드라미도 예쁘다고 하시고
해바라기를 보고도 감탄을 하시고, 손바닥만한
텃밭에 심어놓은 배추도 보시면서 잘했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그러십니다. 사실, 동네분들이 짓는
농사며 기르시는 꽃들에 비하면 따라갈수도 없고
보잘것 없기까지 하지만 좋아해 주시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저도 누구를, 무엇을 바라보든
좋은 것을 찾는 시력 좋은 사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인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