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일어나라!
타락한 국민, 부패한 나라, 왜곡된 사회 문화
현상을 바라보며 그것을 지적하는 동시에 그것을
변화시키는데 앞장서야 하는 곳이 기독교인이고
교회입니다. 그런데 지금 기독교인들과 교회가 그것을
전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파수군들은
소경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라 능히 짖지 못하며
다 꿈꾸는 자요 누운 자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니"(이사야56:10)
"내 목자들이 내 양을 치지 아니하고 자기만
먹고 내 양의 무리를 먹이지 아니하였도다"(에스겔34:8)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정부 고위직과 국회에, 여당과
야당에, 재계에, 학계에 여기저기 지도자의 자리에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앉아 있지만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예레미야처럼 국민들의 죄와 교회의
죄를 지적하고 부르짖으며, 통곡하며, 예언해야하는,
눈물의 선지자는 다 어디로 가버렸습니까? 예배당
짓는 일에만 열심이고 '절대 양심'을 저버린 기독교인들이
오히려 총체적인 범죄와 타락과 무질서, 그리고
혼란의 주범처럼 여겨지니 이 더욱 가슴 찢어지는
일입니다.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요? 죄를 지었는데도 징계가 없다면, 그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그래도 끝까지 '회개'하기를 기다리는
무던한 사랑이고, 또 한가지는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포기하고 망하기를 기다리는 버린 카드입니다.
우리는 어느 쪽 일까요? ⓒ최용우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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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1303 <오늘하루/삼인>중에서○지난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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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의 길 |
종(宗)이 꼭대기 또는 바닥이라는 뜻이니
꼭대기 가르침 또는 바닥 가르침이 종교(宗敎)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가장 높은 자리 또는 가장 낮은
자리로 올라가든지 내려가는 것이 종교인의 길이라
하겠습니다. 산행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눈에 들어오는 세계가 넓어집니다.
바야흐로 산꼭대기에 서면 온 천하가 품에 들어와
안기지요. 천상천하유아독존의 자리가 바로 그 자리입니다.
그러나 기슭에 서면 저쪽 등성이 너머도 보이지
않고 이쪽 언덕 너머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만큼
눈에(품에) 들어오는 세계가 좁은 거예요. 종교인이란,
복잡하고 천박한 앎에서 단순하고 드높은 앎으로
옮겨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따라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 본 사람이 아니라면 일컬어 종교 지도자라는
이름으로 행세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 눈에는 단순하고 드높은 가르침으로 신자를 이끄는
지도자들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오히려 틀에 박힌
가르침으로 신자들을 기슭에 붙잡아드려는 자들이
자칭 지도자로 행세하는 모습만 보이니, 이 또한
나의 좁은 시야 탓일까요? ⓒ이현주 (목사) |
□ 칠칠하다
어릴 적엔 야단도 참 많이 맞았다. 물론 실수하며
배우는 때가 어릴 때고, 실수할 때 맞는 야단이 바른
교육과 다름이 아니어서 어른이 되어 생각하면 고맙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기억이지만, 생각해보면 어릴
적엔 야단 맞는 게 일이었던 것 같다.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것인지를 우리는 야단을 통해서 확인을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어릴 적 맞았던 야단 중에
"칠칠치 못하다"는 게 있었다. '칠칠맞다',
'칠칠찮다' 소리를 듣지 않고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칠칠치 못하다'는 야단 때문이었는지
우리는 '칠칠하다'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듯 싶다. 칠칠하지 못해 야단을 맞았다면 칠칠하면
되었을 텐데, 왜 우리는 칠칠하지 못하다는 야단만
맞았을 뿐 칠칠함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
'채소 따위가 주접이 들지 않고 깨끗하게 잘 자라다',
'일솜씨가 능란하고 시원하다', '생김새나 됨됨이가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는 것 따위가 '칠칠하다'의
뜻이다. ('주접'이란 '사람이나 생물이 이러저러한
탓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일'로, 우리가 들었던
욕 중에는 '주접떤다'는 욕도 있었다.) '텃밭에
심은 배추가 칠칠하게 잘 자랐다'든지 '그는 무슨
일을 시켜도 칠칠하게 해내니 믿을 만한 사람이다'와
같이 '칠칠하다'는 말은 좋은 쪽으로도 얼마든지
쓰일 수 있는 말이다. '칠칠치 못하다'는 말은
어릴 적 들었던 야단으로 족할 듯 싶다. 이제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은 칠칠한 삶이다. 어린애 짓 그만두고
제발 칠칠한 삶을 살도록 하자. ⓒ한희철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