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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내 눈에 있는 들보
어떤 사람이 심은 나무가 크게 자라 옆집 밭에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두 사람은 다툼 끝에 랍비를 찾아가서 판단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사정을 듣고 난 랍비는 집에 돌아갔다가 내일 다시 오라고 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랍비는 그 나뭇가지를 잘라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뻔한 판결을 내릴 거면서 왜 하루를 기다리라 했을까요. 랍비가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다투는 것을 보다가 우리 집 나무가 옆집에 그늘을 드리운 게 생각나서, 먼저 그 나뭇가지를 잘랐습니다. 내 나무를 내버려 둔 채 남의 나무를 자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참 지혜로운 랍비입니다. 지도자는 모름지기 그래야 하지요. 지도자뿐 아니라 성숙한 사람의 자세는 그러해야 합니다. 신앙인은 더욱 그러해야 합니다. 자신은 온갖 불법과 불의를 저지르고도 법과 정의를 세우겠다고 나댄다면 누가 따르겠습니까. “네 눈 속에는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남에게 말하기를 ‘네 눈에서 티를 빼내 줄 테니 가만히 있거라’ 할 수 있겠느냐?”(마 7:4·새번역) 지도자는 먼저 자기 자신을 뼈아프게 성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신앙인은 먼저 자기 눈에 들어 있는 들보를 깨달아야 합니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
<겨자씨/국민일보>202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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