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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할머니의 기도
설 다음 날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우리 가족이 화상으로 모여 예배를 드렸다. 마침 양로원에서 외박 나오신 장모님도 함께했다. 구순을 앞둔 장모님은 3대째 신앙을 이어받아 평생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에 순종하며 교회에 헌신하신 올곧은 그리스도인이시다. 장모님은 어릴 때 키워주신 우리 세 아이의 가족들을 화면으로 보며 크게 기뻐하셨다. 서른을 넘긴 아이들은 외할머니의 신앙과 삶을 보며 자랐고 할머니의 신앙을 따라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이날 예배의 하이라이트는 할머니의 기도였다. 할머니는 마치 유언이라도 하듯 아이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주셨다. 형통이나 부를 구하는 기도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는 기도였다. 할머니는 모든 것을 잃을지라도 하나님은 잃지 않는 아이들이 되게 해달라고 간구하셨다. 세상에서 잘나가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정직한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셨다. 평생 살아오신 삶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기도였다. 한없이 따뜻하면서도 굵고 깊었다. 그날 나는 알았다. 신앙은 거창한 말보다 진실한 삶과 기도를 통해 조용히 전달된다는 사실을.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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