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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유도(81kg) 결승전

이정수 목사............... 조회 수 2280 추천 수 0 2010.01.03 2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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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528. 베이징 올림픽-유도(81kg) 결승전

나는 휴가 덕분에 느긋하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중계방송을 지켜보았습니다. 수영-양궁-역도-사격 금메달 장면을 보았습니다만 내 마음에 참 인상 깊이 남은 것은 유도 81kg 김재범 선수의 결승전 장면입니다. 나는 우연히 김재범의 16강-8강-4강-결승전 장면을 처음부터 모두 지켜보았기 때문일 겁니다.

김재범(23세)은 16강에서 로베르토 클라브시크(폴랜드)를 경기 종료 10초전 다리들어메치기로 물리쳤습니다. 8강에서 2008년 유럽선수권 챔피언 호아오네투(포르투갈)를 만나 경기 시간 5분 안에 결판을 짓지 못해 연장전 2분 42초만에 겨우 물리쳤습니다. 4강에서 굴리아우메 엘몬트(네델란드)와는 연장 종료 직전 위누르기 효과로 가까스로 이겼습니다(꼬박 10분이 걸렸다).

결승전에서 2005년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 독일 올레 비쇼프를 만나 경기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비쇼프의 안뒤축후리기에 걸려 유효를 뺏겼습니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숨을 고르던 김재범의 얼굴이 일그러졌습니다. 마지막 1분을 몰아부일 체력이 바닥 난 것입니다. 김재범은 결국 은메달에 그쳤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두 선수 모두 氣盡脈盡(기진맥진) 일어날 힘까지 바닥나 한참이나 매트에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김재범은 경기 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했다. 기술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마음껏 싸워보지 못해 아쉽다” 며 안타까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유도는 결승전까지 모두 다섯 판을 치르는데 60kg에서 우승한 최민호가 다섯 판을 모두 한판으로 이기면서 쓴 시간은 단 7분인데 비하여 김재범이 쓴 시간은 무려 32분이 걸렸습니다.

중계 방송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들은 김재범의 16강-8강-4강-결승전 경기 때마다 김재범의 장기가 여러 가지 있지만 다른 무엇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지치지 않는 체력이라고 중계 방송 내내 강조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김재범은 자타가 공인하던 그 체력이 바닥나 고배를 마셨습니다.

나는 김재범의 태릉선수촌에서의 연습과정 그리고 16강-8강-4강-결승전을 지켜보면서 김재범이 피-땀-눈물을 흘린 것에 비하여 은메달에 그친 것이 못내 아까웠습니다. 매 예선전이 결승전과 같았습니다. 對陣運(대진운)이란 게 바로 김재범의 경우를 두고 나온 소리란 걸 알았습니다. 受天命盡人事 盡人事待天命(수천명진인사 진인사대천명: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여야 한다. 그리고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한 후에는 하늘의 판단에 맡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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