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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오늘의 예화(3)
▣ 태안의 성탄
기름 유출로 검게 물든 태안의 앞바다는 재앙의 현장이다. 한없이 넓은 바닷물에 비하면 지극히 소량의 기름이지만 피해 현장에 서보니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백사장과 바위와 자갈뿐만 아니라 철새도 오염의 늪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어업 종사자들은 먹고 살 길이 막혔다. 기름제거봉사에 동참해봤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자원봉사에 나선 수만, 수십만명의 정성과 헌신은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봉사자들은 예쁘고 작업하기 쉬운 돌만 찾아 기름기를 닦아내는 것이 아니고, 아주 못생기고 작은 돌들도 똑같은 정성으로 대했다. 베들레헴의 말구유는 초라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탄생한 아기 예수는 세계와 인류를 구원하신다. 신분과 힘, 출신, 생김새를 가리지 않고 우리 모두 죄악의 때를 벗겨내시고 구원을 베푸신다. 악을 선으로 이기신다. 그래서 성탄을 기다린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 이상한 설교
어느 교회에 처음으로 취임한 신임 목사님이 있습니다. 그는 첫 취임예배에서 아주 멋지고 놀라운 설교를 했습니다. 교인들이 얼마나 기뻐 했을까요? 우리가 정말 목사님을 잘 모셔왔다고 생각했겠지요. 그 다음 주일이 되었습니다. 이 목사님이 취임 예배에서 한 설교와 똑같은 설교를 또다시 했습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교인들이 늘어갑니다.
"저분이 지난 주일에 설교하신 것을 잊었나"하고 중얼거립니다. 그래도 이제 두 번째이니까 혹시 잊었거나, 아니면 취임 예배로 너무 정신이 없어서 설교 원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착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이해 할 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 번째 주간에도 이 신임 목사님은 첫 번째, 두 번째 주간에 하신 설교를 똑같이 하셨습니다. 당신은 상상할 수가 있습니까? 똑같은 설교를 세 번 들었을 때의 교인들의 반응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모셔와도 단단히 잘못 모셔왔다"고 말할 것입니다.
한 용감한 교인이 목사님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은 언제 새로운 설교를 시작하시겠습니까?"그래서 그 목사님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이 말씀을 정말로 삶 속에 적용할 때 그때 저는 새로운 설교를 시작할 것입니다."
당신은 무슨 목적과 동기로 이 말씀을 받으십니까? 단순한 지적인 만족을 위해서 이 말씀을 받으십니까? 아니면, 행동의 변화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으로 이 말씀을 받으십니까? 우리가 이 말씀을 순종할 때 참 자유를 얻습니다.
▣ 희망
연말연시에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 희망을 말한다. 누구든 희망을 맞이하는 마음은 벅차다. 그러나 인생역전은 넝쿨째 굴러 들어오는 완성품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밭에 뿌려지는 한 알의 씨앗에서부터 시작된다. “작은 복은 자신에게 달렸고, 큰 복은 하늘에 달렸다”고 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은총을 소망하며, 부르심을 따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
희망은 미래를 맞이하는 능력이다. 오늘을 넘어 보이지 않는 미래를 응시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닌 신앙은 하나님의 약속에 바탕을 두었기에 희망이란 에너지로 가득하다. 존 버니언이 “믿음이 건강할 때는 희망도 결코 병들지 않는다”고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희망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말이나 행동이 부정적이다. “재수없다, 큰일났다, 걱정이다, 죽겠다, 누구 탓이다”라는 말은 오는 복까지 달아나게 한다.
/신경하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 다양한 은사
쇠고기 요리가 단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요리마다 사용하는 고기의 부위가 다르다. 미역국에는 양지머리나 사태가 적합하다. 불고기감으로는 부드러운 육질의 우둔살이나 목살이 좋다. 잡채에는 씹히는 맛이 좋은 다용도의 홍두깨살이 그만이다. 물론 등심, 안심, 갈비살 등 상급 고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제대로 된 맛을 원한다면 적합한 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은사도 마찬가지다. 모든 은사를 내가 받는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다양한 은사를 주셨다. 내가 받은 한두 가지 은사가 가장 소중한 것이다. 남의 은사를 부러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받은 은사로 남을 위해 봉사하면 그만이다. 고기의 부위별 용도가 다르듯 나의 달란트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사를 주신 이유다.
/김학중 목사(새안산교회)
▣ 창 가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표에 적힌 내 자리는 '7호차 창쪽 42'입니다. 내 자리를 찾아가니 어떤 아가씨가 이미 앉아 있었습니다.
"저... 실례합니다. '창쪽 42'는 제 자리인데요"
"제가 멀미가 좀 심해서 창 쪽에 앉지 않으면 어지러워요."
"그러세요? 그러면 제가 그냥 안쪽에 앉지요 뭐"
그 아가씨는 가는 동안 내내 귤을 까먹고 과자를 먹으면서 친구와 핸드폰으로 수다를 떨었습니다. 전혀 멀미가 심한 사람 같지 않았습니다. 나도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볼 수 있는 창가가 좋은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창가나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이 좋은 곳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아파트도 멀리 볼 수 있는 높은 곳이 더 비싸고, 경치 좋은 곳에 있는 찻집에서 창 밖을 내다보며 차를 마시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그리움의 동물이기 때문에 그래요. 뭔지는 모르지만 저 멀리에 뭔가 그리운 것이 있기 때문에 그래요. 오늘도 기차를 탈 일이 있는데, 창 쪽 표를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오늘도 내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다면, 오늘은 양보를 안하고 그냥 비켜달라고 해서 창가에 앉아 창 밖을 보겠습니다.
ⓒ최용우
▣ 사랑하라, 노래하라, 춤을 추라
사랑할 때는 미친 듯이 사랑하라.
노래할 때는 미친 듯이 노래하라.
춤출 때는 미친 듯이 추라. 이것이 계산적이고 논리적인 것보다. 훨씬 나으며, 악몽에 시달리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균형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에는 반대쪽으로 몸을 기울이라. 다시 균형을 회복하라. 이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이다.
- 오쇼 라즈니쉬의《라즈니쉬의 명상건강》중에서 -
* 사랑, 노래, 춤. 이 세가지는 우리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생명력의 빛나는 표본입니다. 기쁘고 좋을 때는 물론이고 지치고 무너지고 흔들릴 때 사랑하고 노래하고 춤추면 곧 힘을 얻습니다. 잃었던 균형을 되찾게 되고 꺼져 가던 생명력도 다시 살아납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 할머니의 초코렛
현충사 정원의 벤치에 초가을의 따스한 햇살이 한가롭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때 고요함을 깨뜨리며 어디선가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효도관광'이란 플래카드를 허리띠처럼 두른 관광버스에서 노인들이 하나둘 내려서고 있었다. 대부분 칠십을 훌쩍 넘기신 분들이었고 그 중 한 노부부가 걸음을 옮겨 벤치에 앉았다. 쭈글쭈글한 피부, 검은 머리카락을 셀 수 있을 만큼 세어버린 은빛 백발. 할아버지의 콧잔등에 맺힌 땀을 닦아주는 할머니의 손이 갈쿠리처럼 거칠어 보였다.
"영감, 힘들지 않소?" "나야 괜찮지만 몸도 편치 않은 당신이 따라나선 게 걱정이지." 그러고 보니 할머니의 얼굴엔 병색이 완연했다.
"내 걱정일랑 붙잡아 매시고 당신이나 오래 사슈." 할머니는 허리춤을 뒤적여 뭔가를 꺼내들며 말했다.
"자, 눈을 딱 감고 입이나 크게 벌려 보슈." "왜?"
"쪼꼬렛 주려고 그러우."
할아버지는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시키는 대로 눈을 감고 입을 벌렸다. 얇은 은박지가 잘 벗겨지지 않는지 할머니는 몇 번 헛손질을 한 뒤에야 겨우 알맹이를 꺼낼 수 있었다. 그러고는 그것을 할아버지의 입 속에 넣어주었다. 갑자기 할아버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야? 이건 쪼꼬렛이 아니잖아?"
"그렇수, 영감. 부디 나보다 오래 사시유."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입속에 넣어준 것은 우황청심환이었다. 할머니의 눈 가득 정감이 일렁이고 있었다.
「빈터를 보면 꽃씨를 심고 싶다」
http://je333.com(한태완 목사 설교 예화 자료집)
▣ 태안의 성탄
기름 유출로 검게 물든 태안의 앞바다는 재앙의 현장이다. 한없이 넓은 바닷물에 비하면 지극히 소량의 기름이지만 피해 현장에 서보니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백사장과 바위와 자갈뿐만 아니라 철새도 오염의 늪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어업 종사자들은 먹고 살 길이 막혔다. 기름제거봉사에 동참해봤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자원봉사에 나선 수만, 수십만명의 정성과 헌신은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봉사자들은 예쁘고 작업하기 쉬운 돌만 찾아 기름기를 닦아내는 것이 아니고, 아주 못생기고 작은 돌들도 똑같은 정성으로 대했다. 베들레헴의 말구유는 초라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탄생한 아기 예수는 세계와 인류를 구원하신다. 신분과 힘, 출신, 생김새를 가리지 않고 우리 모두 죄악의 때를 벗겨내시고 구원을 베푸신다. 악을 선으로 이기신다. 그래서 성탄을 기다린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 이상한 설교
어느 교회에 처음으로 취임한 신임 목사님이 있습니다. 그는 첫 취임예배에서 아주 멋지고 놀라운 설교를 했습니다. 교인들이 얼마나 기뻐 했을까요? 우리가 정말 목사님을 잘 모셔왔다고 생각했겠지요. 그 다음 주일이 되었습니다. 이 목사님이 취임 예배에서 한 설교와 똑같은 설교를 또다시 했습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교인들이 늘어갑니다.
"저분이 지난 주일에 설교하신 것을 잊었나"하고 중얼거립니다. 그래도 이제 두 번째이니까 혹시 잊었거나, 아니면 취임 예배로 너무 정신이 없어서 설교 원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착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이해 할 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 번째 주간에도 이 신임 목사님은 첫 번째, 두 번째 주간에 하신 설교를 똑같이 하셨습니다. 당신은 상상할 수가 있습니까? 똑같은 설교를 세 번 들었을 때의 교인들의 반응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모셔와도 단단히 잘못 모셔왔다"고 말할 것입니다.
한 용감한 교인이 목사님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은 언제 새로운 설교를 시작하시겠습니까?"그래서 그 목사님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이 말씀을 정말로 삶 속에 적용할 때 그때 저는 새로운 설교를 시작할 것입니다."
당신은 무슨 목적과 동기로 이 말씀을 받으십니까? 단순한 지적인 만족을 위해서 이 말씀을 받으십니까? 아니면, 행동의 변화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으로 이 말씀을 받으십니까? 우리가 이 말씀을 순종할 때 참 자유를 얻습니다.
▣ 희망
연말연시에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 희망을 말한다. 누구든 희망을 맞이하는 마음은 벅차다. 그러나 인생역전은 넝쿨째 굴러 들어오는 완성품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밭에 뿌려지는 한 알의 씨앗에서부터 시작된다. “작은 복은 자신에게 달렸고, 큰 복은 하늘에 달렸다”고 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은총을 소망하며, 부르심을 따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
희망은 미래를 맞이하는 능력이다. 오늘을 넘어 보이지 않는 미래를 응시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닌 신앙은 하나님의 약속에 바탕을 두었기에 희망이란 에너지로 가득하다. 존 버니언이 “믿음이 건강할 때는 희망도 결코 병들지 않는다”고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희망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말이나 행동이 부정적이다. “재수없다, 큰일났다, 걱정이다, 죽겠다, 누구 탓이다”라는 말은 오는 복까지 달아나게 한다.
/신경하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 다양한 은사
쇠고기 요리가 단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요리마다 사용하는 고기의 부위가 다르다. 미역국에는 양지머리나 사태가 적합하다. 불고기감으로는 부드러운 육질의 우둔살이나 목살이 좋다. 잡채에는 씹히는 맛이 좋은 다용도의 홍두깨살이 그만이다. 물론 등심, 안심, 갈비살 등 상급 고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제대로 된 맛을 원한다면 적합한 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은사도 마찬가지다. 모든 은사를 내가 받는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다양한 은사를 주셨다. 내가 받은 한두 가지 은사가 가장 소중한 것이다. 남의 은사를 부러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받은 은사로 남을 위해 봉사하면 그만이다. 고기의 부위별 용도가 다르듯 나의 달란트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사를 주신 이유다.
/김학중 목사(새안산교회)
▣ 창 가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표에 적힌 내 자리는 '7호차 창쪽 42'입니다. 내 자리를 찾아가니 어떤 아가씨가 이미 앉아 있었습니다.
"저... 실례합니다. '창쪽 42'는 제 자리인데요"
"제가 멀미가 좀 심해서 창 쪽에 앉지 않으면 어지러워요."
"그러세요? 그러면 제가 그냥 안쪽에 앉지요 뭐"
그 아가씨는 가는 동안 내내 귤을 까먹고 과자를 먹으면서 친구와 핸드폰으로 수다를 떨었습니다. 전혀 멀미가 심한 사람 같지 않았습니다. 나도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볼 수 있는 창가가 좋은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창가나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이 좋은 곳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아파트도 멀리 볼 수 있는 높은 곳이 더 비싸고, 경치 좋은 곳에 있는 찻집에서 창 밖을 내다보며 차를 마시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그리움의 동물이기 때문에 그래요. 뭔지는 모르지만 저 멀리에 뭔가 그리운 것이 있기 때문에 그래요. 오늘도 기차를 탈 일이 있는데, 창 쪽 표를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오늘도 내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다면, 오늘은 양보를 안하고 그냥 비켜달라고 해서 창가에 앉아 창 밖을 보겠습니다.
ⓒ최용우
▣ 사랑하라, 노래하라, 춤을 추라
사랑할 때는 미친 듯이 사랑하라.
노래할 때는 미친 듯이 노래하라.
춤출 때는 미친 듯이 추라. 이것이 계산적이고 논리적인 것보다. 훨씬 나으며, 악몽에 시달리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균형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에는 반대쪽으로 몸을 기울이라. 다시 균형을 회복하라. 이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이다.
- 오쇼 라즈니쉬의《라즈니쉬의 명상건강》중에서 -
* 사랑, 노래, 춤. 이 세가지는 우리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생명력의 빛나는 표본입니다. 기쁘고 좋을 때는 물론이고 지치고 무너지고 흔들릴 때 사랑하고 노래하고 춤추면 곧 힘을 얻습니다. 잃었던 균형을 되찾게 되고 꺼져 가던 생명력도 다시 살아납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 할머니의 초코렛
현충사 정원의 벤치에 초가을의 따스한 햇살이 한가롭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때 고요함을 깨뜨리며 어디선가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효도관광'이란 플래카드를 허리띠처럼 두른 관광버스에서 노인들이 하나둘 내려서고 있었다. 대부분 칠십을 훌쩍 넘기신 분들이었고 그 중 한 노부부가 걸음을 옮겨 벤치에 앉았다. 쭈글쭈글한 피부, 검은 머리카락을 셀 수 있을 만큼 세어버린 은빛 백발. 할아버지의 콧잔등에 맺힌 땀을 닦아주는 할머니의 손이 갈쿠리처럼 거칠어 보였다.
"영감, 힘들지 않소?" "나야 괜찮지만 몸도 편치 않은 당신이 따라나선 게 걱정이지." 그러고 보니 할머니의 얼굴엔 병색이 완연했다.
"내 걱정일랑 붙잡아 매시고 당신이나 오래 사슈." 할머니는 허리춤을 뒤적여 뭔가를 꺼내들며 말했다.
"자, 눈을 딱 감고 입이나 크게 벌려 보슈." "왜?"
"쪼꼬렛 주려고 그러우."
할아버지는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시키는 대로 눈을 감고 입을 벌렸다. 얇은 은박지가 잘 벗겨지지 않는지 할머니는 몇 번 헛손질을 한 뒤에야 겨우 알맹이를 꺼낼 수 있었다. 그러고는 그것을 할아버지의 입 속에 넣어주었다. 갑자기 할아버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야? 이건 쪼꼬렛이 아니잖아?"
"그렇수, 영감. 부디 나보다 오래 사시유."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입속에 넣어준 것은 우황청심환이었다. 할머니의 눈 가득 정감이 일렁이고 있었다.
「빈터를 보면 꽃씨를 심고 싶다」
http://je333.com(한태완 목사 설교 예화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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