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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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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omoon의 1240번째이야기

무엇이든 솔로문............... 조회 수 1077 추천 수 0 2004.06.10 09:55:19
.........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 숲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 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러나 속에서는

몇 날 밤을 잠 못자고 단련시켰던 뜨거운 말

'저도 형과 같이 그 병에 걸리고 싶어요 '

그대의 그 말은 에탐부톨과 스트렙토마이신을 한알한알 들어내고

적갈색의 빈 병을 환하게 했었지

아, 그 곳은 비어 있는 만큼 그대 마음이었지


너무나 벅차 그 말을 사용할 수조차 없게 하는

그 사랑은 아픔을 낫게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아픔을 함께 앓고 싶어하는 것임을

한밤, 약병을 쥐고 울어버린 나는 알았지


그래서, 그래서, 내가 살아나야 할 이유가 된 그대는

차츰 내가 살아갈 미래와 교대되었고

이제는 세월이라고 불러도 될 기간을 우리는 함께 통과했다

살았다는 말이 온갖 경력의 주름을 늘리는 일이듯

세월은 넥타이를 여며주는 그대 손 끝에 역력하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아침 머리맡에 떨어진 그대 머리카락을

침묻힌 손으로 짚어내는 일이 아니라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이리라


우리가 그렇게 잘 늙은 다음 힘없는 소리로,

임자, 우리 괜찮았지?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나 가서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때나 가서 할 수 있는 말일 거야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하루의 삶은 작은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위대함은 작은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신은 세부적인 것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일상의 일들이 모자이크의 조각처럼 모여 한 사람의 삶을 형상화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하루하루는 전체의 삶을 이루는 세부적 내용이다

바로 일상이 작은 개울이 되어 강처럼 흐르는 삶이 된다


그러므로 오늘이 그냥 흘러가게 하지 마라

내일이 태양과 함께 다시 시작하겠지만

그것은 내일을 위한 것이다

오늘은 영원히 나의 곁을 떠나가게 될 것이다


아쉬워하라

어제와 다를 것 없이 보내 버린 어제와 같은 오늘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을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하라.


구본형 "익숙한 것과의 결별" / 오늘이 그냥 흘러가게 하지 마라











♬ 랭그리 팍의 회상 - 김도향

첫 번째 글은 지평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니카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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