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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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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omoon의 1290번째이야기

무엇이든 솔로문............... 조회 수 1049 추천 수 0 2004.08.20 13:33:20
.........

나는 너에게 이런 친구가 되어 주고 싶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그것이 넓고 편안한 길이든 좁고 가파른 길이든

차분하고 담담하게 껴안아 믿음이 가는 친구.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일상에서 벗어나도 좋을 시간이 오면

왕복 기차표 두 장을 사서 한 장은 내 몫으로 남겨두고,

또 한 장은 발신인 없는 편지 봉투에 담아 우체통에 넣고는

은밀한 즐거움으로 달력의 날짜를 지워 가는 그런 친구.


행선지는 안개 짙은 날의 춘천이어도 좋고,

전등 빛에도 달빛인줄 속아 톡톡 다문 꽃잎을 터뜨린다는

달맞이꽃이 지천에 널려 있는 청도 운문사 이어도 좋을 것이다.


중요한 건 너 보다 한 걸음 앞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는것.

그래야 하늘을 배경으로 바람이 불 때마다

지붕에 서 있는 풍향계가 종종걸음치는 시골 간이역,

낡은 나무 의자에 앉아서 너를 기다릴 수 있으니까.


뜬 금 없이 날아든, 그리고 발신인 없는 기차표에

아마도 넌 고개를 갸웃하겠지.

그리곤 기차여행에 맞추기 위해

빡빡하게 짜여진 일정의 일을 서둘러 끝내고 나서

청바지에 배낭 하나 달랑 메고 기차를 타리라.


또한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기차의 율동에 몸을 맡긴 채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비 도시적인 풍경을 보며

바쁜 일상에 함몰되어 지낸 그 동안의 네 생활과

일상으로 부터 탈출을 차표 한 장에 실어 선물한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생각하리라.


예정된 시간에 기차는 시골 간이역에 널 내려놓을 것이고,

넌 아마도 낯선 지역에 대한 조금의 두려움과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끼며 개찰구를 빠져 나오겠지.

그런 후 너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래져서는,

'네가..!?'

하는 말과 함께 함빡 상큼한 웃음을 지을 것이다.


미지의 땅에서 낯익은 얼굴 하나 발견한 안도감과 일박이일의 여행,

그 신선한 자유를 선물한 사람을 찾아낸 즐거움으로 말이다.


늘 곁에 있지만 바라보는 여유 없어

'잊혀진 품'이 되어 버린 자연 속에서

우리는 또 한번 여장을 꾸려 함께 그러나 따로이

자기 내면으로의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가 도시를 떠난 건

바로 이 여행을 시작하기 위함이었으니까.


그리고 일박이일의 여정을 끝냈을 때

우리는 각자의 내면으로 향한 고독한 여행으로부터

무사히 돌아왔음을 축하하며,

우리 일상이 속한 도시를 향해 가는 기차에 함께 오를 것이다.

그리고 도시로 돌아가 자기 몫의 삶을 담담히 살아낼 것이다.


친구야, 너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네게 선물한 차표가

결코 일박 이일의 여정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네게 특히 힘들고 고단할 때 보내질 선물이라는 것을.

내가 너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좋은글 중에서 / 나는 네게 기차표를 선물하고 싶다






우리가 삶에 지쳤을 때나 무너지고 싶을 때

말없이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 속 마음마저 막막할때

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자.

누군가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지만

우리의 바램은 지극히 작은것이게 하고

그리하여 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먼 회상 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자.

어느날 불현듯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시간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수 있는 사람이 되고

혼자 견디기엔 한 슬픔이 너무 클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며, 기다리며

더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저리도록 바라보고픈 사람.

우리 서로끝없이 끝없이 기쁜 사람이 되자.


우리 서로 기쁜 사람이 되자 / 좋은글 중에서
























여행스케치 - 별이 진다네


첫 번째 글은 반박자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두 번째 글은 길손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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