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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No.1075] 우린 친구쟎니!

무엇이든 김소희............... 조회 수 1302 추천 수 0 2004.10.09 16: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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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7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김소희 (동물 칼럼니스트)

우린 친구쟎니!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뜻이다. -인디언 속담-

수화를 제일 처음 배운 침팬지인 와쇼가 연구소에 있는 작은 섬에서 살고 있을 때 일어난 일이다. 수영을 하지 못해 물을 무서워하는 침팬지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해자를 둘러놓은 곳 말이다. 어느 날 새로 도착한 침팬지 한 마리가 뭔가에 겁을 먹고 도망을 가다가 전기철망을 넘어 물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침팬지를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던 로저 파우츠 박사는, 자신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와쇼의 모습을 보았다. 와쇼는 용감하게 철망을 뛰어넘더니 진흙벌 위로 조심스럽게 나아가 한 손으로는 풀을 잡고 한 손으로는 그 침팬지를 잡아 안전한 곳으로 끌어냈다.

또 다른 동물원에서 있었던 일. 다른 두 마리와의 싸움에 밀리던 침팬지 한 마리가 잠시 피하려 얕은 물가로 내려섰다가 무성한 잡초에 몸이 얽히고 말았다. 발버둥치면 칠수록 잡초에 몸이 매어 곧 물 속에 빠질 지경이 되자 좀 전까지만 해도 공격을 해대던 나머지 두 마리 침팬지가 달려와 그를 구해주었다. 또 어떤 곳에서는 어른 수컷 침팬지가 물에 빠진 아기 침팬지를 구하고 자신은 익사한 사건도 있었다 한다.

이렇듯 위험에 뛰어들어 남을 구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 상대방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여러 동물행동학자들은 이 런 사례들이 동물도 동정심 혹은 정의감 혹은 애정, 우정, 사랑 등의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 확신한다.

태평양 한 가운데서, 고래 한 마리가 포경선에서 쏜 총에 맞아 즉사했다. 고래 시체가 배 쪽으로 점점 가까워지자 어디선가 고래 두 마리가 더 나타났다. 두 고래는 죽은 고래를 양쪽에서 끼고 주둥이로 죽은 고래의 머리를 누르며 함께 잠수하더니 결국 사라져 버렸다. 돌고래나 고래는 다친 동족이 공격하는 사람들로부터 도피하는 것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동족이 잡혔을 때에 그물이나 작살에 연결된 줄을 밀거나 물어뜯기도 한다. 상처가 나을 때까지 그 고래를 에워싼 채 이동하며 보살펴주고 그 밖에도 새끼가 죽거나 가족을 잃어 시름에 빠지면 오랫동안 함께 있어주기도 한다.

유난히 서로 간의 애정이 깊은 아프리카 코끼리도, 친구 혹은 가족이 총에 맞아 몸을 가누지 못하면, 여러 마리가 함께 힘을 모아 그 코끼리가 도망갈 수 있도록 부축한다. 자기 자신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텐데 말이다. 또 무리 내의 누군가가 아프거나 다쳐서 걸음걸이가 느린 경우, 나머지 일행들은 그 친구가 따라올 수 있도록 느긋하게 기다려 준다. 심하게 병이 들어 스스로 먹이를 찾을 수 없는 늙은 수코끼리가 땅에 누워있자, 다른 수코끼리들이 새로 자란 나뭇가지를 뜯어 그에게 가져다 주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다. 고릴라 무리도 불구가 된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조를 맞추어 천천히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컷이 우두머리가 되어 무리를 평화적으로 이끌어가는 난쟁이 몽구스는 평생 일처일부제를 지키며 사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들을 연구하는 안네 라자 박사는 난쟁이 몽구스는 독사나 지네, 전갈 등에 물린 친구가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마사지도 해주며 맛있는 먹이와 최상의 잠자리를 제공하면서 돌봐주는 최고의 친구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아, 보고싶은 내 친구! 잘 지내는지 별 일은 없는지, 전화 한 통씩 해보자구요!

- KTF TalkTalk 동물본색 200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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