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는 것인가
어느 날 느닷없이 들이닥친 봄날처럼
속수무책으로 건조한 가슴에
사랑은 꽃씨처럼 날아들고
사람들은 저마다
저대로의 꿈같은 사랑에 빠지고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외롭게 하는지 잘 알면서도
사람은 또 스스로 일어나
형벌같은 외로움의 골 깊은 강으로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 들어간다
사람 .. 그 눈물겨운 존재 / 송혜월
이 순간
그대를 불러 놓고도 가슴이 메이는 것은
그대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새우는 아픔에 겨워
창문 열고 하늘 바라보다 두 눈을 감았던 건
그대 앞에서 울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대 지금의 삶이 순간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 생에 있어 전부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는 가시나무새였기에
입을 다물었습니다
불러 보고 싶은 그대를
차마 부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움 / 최승자
오랜 그리움 가져본 사람은 알 수 있습니다.
사람 하나 그리워하는 일이 얼마나 가슴 미어지는 애상인지를...
쓸쓸한 삶의 길섶에서도 그리움은 꽃으로 피어나고
작은 눈발로 내리던 그리움은 어느새
선명한 발자국을 남기는 깊은 눈발이 되었습니다.
애매모호한 이 기억의 잔상들.
그리움이 슬픔인지 기쁨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슬픔이든 기쁨이든
그리움의 끝에 서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아름답습니다.
가슴 저미는 사연을 지녔다 해도
고적한 밤에 떠오르는 그대 그리움 하나로
나는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임을...
행복한 그리움 / 박성철
그리운 사람아
눈 오시는 날에 말없이 죽자
그대 고운 입술이 죄가 되고
따스한 가슴이 그대로 아픔이 되는
젊은 날의 고된 걸음을 쉬게 하자
눈보다 투명한 목소리로
자락 자락 피어나는 얼음꽃으로
날선 비수의 정직함으로
그리운 사람아
눈 오시는 날에
눈보다 투명한 얼굴로 말없이 죽자
눈 오시는 날에 / 박계희
당신이 아프거나 절망할 때
내가 쏟았던 눈물을 당신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삶의 모퉁이를 돌때마다
그 눈물속에 나를 담궈본다는 사실
또한 당신은 모르겠지만
당신은 내 인생에 참 좋은 몫입니다.
사랑한 시간보다 미워한 시간이 더 많았다는 거
사랑한 마음 한번으로
열번백번 미워한 마음 지웠다는 거
괴롭고 슬픈날위에 기쁘고 즐거웁던 기억 얹으며
조용히 견뎠다는 거
당신은 모르겠지만
당신은 내 인생에 참 좋은 몫입니다.
당신이 날 쓸쓸하게 할 때면
내 마음 깊은 우편함에 눈물로 봉한 편지 하나 띄웠다는 거
바람부는 거리에서 커피한잔 뽑으며
가끔은 나도 이별을 생각했다는 거
당신은 모르겠지만
삶의 끝에서 마지막 부를 이름..
당신은 내 인생에 참 좋은 몫입니다.
당신은 내 인생에 참 좋은 몫입니다 / 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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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 - 가시나무
첫 번째 글은 연어강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두,세,네 번째 글은 죠나단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다섯 번째 글은 플라 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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