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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No.1138] 설의 사회문화 교육기능 되살려야

무엇이든 박연호............... 조회 수 1032 추천 수 0 2005.02.28 23: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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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4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박연호 (칼럼니스트)                                      

미국 뉴욕의 플러싱한인회는 중국계 교민단체와 공동으로 설날 대축제 퍼레이드를 펼친다. 해마다 열리는 행사지만 올해는 더욱 크고 알찬 규모로 진행, 한국의 전통예술 및 문화를 미국사회에 보여주고 한인사회 저력을 과시할 계획이다. 후손들에게 한국인의 얼과 뿌리를 심어준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박물관은 1월 30일부터 한국등 아시아각국의 전통 문화를 선보이는 음력설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은 전통 매듭과 장구춤, 종이접기등으로 설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에서는 한인회 주최로 설날잔치가 열리는데 해마다 외국인 2백여명을 포함 5백명정도가 참석한다. 한국의 전통음식과 한복, 사물놀이 등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독일 마인츠한인회도 모여서 덕담과 희망을 같이 나누자는 취지의 설날잔치 공고를 이미 내놓았고 캐나다의 어느 한식집은 유학생 등 외국에서 홀로 설날을 맞는 이들에게 떡국을 무료로 나누어 줄 계획을 세워 놓았다. 이밖에 세계 각지의 한국교민 사회들이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나름대로 설날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해외교민들의 설맞이와 국내 설날 풍경을 대조해 보면 설이 예전에 비해 크게 변형되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잘 보존, 계승되고 있는 핵심이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발견할 것이다. 아울러 설의 사회교육적 역할 등 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고유 기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가닥과 방향도 여기에서 추출해 낼 수 있다.

설은 농경사회를 바탕으로 한 명절로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새해의 소망을 비는 축제이다. 이에 따르는 잔치와 놀이는 흥겨움과 설렘 그리고 일상을 잠시 벗어난 편안함과 휴식을 제공해 준다. 이를 통해 공동체 중심의 전통문화 교육은 자연스럽게 진행되었고 그 뿌리는 더욱 깊어졌다. 또 개인과 공동체는 자체의 여러 가지 기능을 점검하고 새로운 활력을 비축했다.

반세기 전만 해도 이런 것들은 상당히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이승만 정권이 이중과세라 하여 음력설을 못 지내게 여러 가지 억제책을 발동했어도 기세를 잃지 않았다. 설 대목부터 대보름까지 거의 20일 가까이 명절 분위기가 이어졌다. 민심이 정권에 등을 돌린 탓도 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농업을 기반으로 한 사회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에 이어 정보화 시대로 질주하면서 설을 비롯한 전통명절들은 그 세력을 잃어 갔다. 농촌의 쇠퇴와 영농법의 변화로 음력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설의 중요한 기능의 하나인 새해 개념이 퇴색, 이와 밀접한 잔치및 놀이들도 더 이상의 자극과 흥겨움을 주지 못하게 되었다.

의식주가 넉넉해지면서 명절음식과 새 옷 등은 예전처럼 색다른 선물이 되지 못하고 널뛰기 윷놀이 등 각종 민속놀이는 전자 게임, 고스톱 등 더욱 자극적이고 흥미있는 것들에 밀려 설 땅을 잃었다. 남은 것이라면 귀성객들의 지루한 차량행렬과 세뱃돈의 맛, 연휴 사흘간의 휴식 정도일 뿐이다.

조상숭배의 전통도 많이 훼손돼 차례는 흉내만 내거나 아예 취소하고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예 설 전체가 박제화 되어 TV 속 '출연자들의 잔치'로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한 해의 소망과 복을 비는 설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고, 명절을 기해 다지던 이웃간의 유대 등 공동체 문화 보존과 활성화에 필요한 갖가지 기능은 거의 소멸되어 가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와 핵가족화, 극도의 이기주의, 격심한 빈부격차, 농촌사회의 해체가 이를 부채질한 것이다. 그래서 외로운 사람은 더욱 외롭고, 괴로운 사람은 더욱 괴로운 명절이 되어 버렸다는 푸념이 일어날 정도이다.

서양문물이 하루가 다르게 높은 수위로 범람하는 것도 이를 심화시켰다. 우리 역사 및 전통과는 전혀 다른 서양명절이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유래도 내력도 분명치 않은 축제까지 상술에 엎혀 파고든 상황이다.

반면 해외동포들의 설에는 본국에서 위축된 기능과 모델이 많이 살아있음을 보게 된다.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과시하면서 후세들에게 우리의 얼과 뿌리를 확인시켜주는 것 등이 그렇다. 명절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공동체 결속을 촉진시키는 것과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등 설의 원형과 기능이 꽤 보존되어 있다.

이런 점을 감안 우리도 설의 내용을 재구성하고 축제분위기 고조방법을 개발, 전통은 살리면서 오늘에 맞는 명절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과거의 설로 그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건 농경사회로 회귀하는 것만큼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설의 중요한 기능인 조상숭배, 세배, 흥겨운 한마당 등의 전통을 훼손할 수는 없다. 대신 현대사회 개념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차례와 성묘로 대표되는 조상숭배방법을 다양화하고 가족, 가문 중심에서 사회적으로 확대, 이 공동체를 우리에게 물려준 선조들의 노고와 땀을 기리는 차원으로까지 다채롭게 개발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후세를 위한 전통과 인성교육의 중요한 장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외딴 섬들처럼 제각각이며 무관심한 이웃들을 관심과 사랑으로 엮을 수 있는 새로운 놀이, 주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의도적으로라도 만들어 내야 한다. TV속의 축제는 박물관에 진열된 전시품이지 주민들의 것이 아니다. 주민들의 혈관속을 직접 흐르고 흥을 돋구며 자극과 열정을 제공하는 살아있는 놀이이며 축제이어야 한다. 그것이 이웃간의 관계 회복과 건강한 공동체 구축에 크게 기여하리라 본다. 또 독창성과 전통이 잘 융합되면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관광상품 구실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월간 '사학연금' 2월호(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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