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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기성종교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가족글방 지성용 신부............... 조회 수 18 추천 수 0 2025.12.08 07: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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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기성종교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전광훈, 손현보, 통일교, 신천지.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이 극우·사이비 집단들은 단지 몇몇 광신도의 일탈이 아니다.
이들이 성장하고 사람들을 선동하며 정치와 사회를 뒤흔드는 데에는, 그들의 광기만큼이나 더 깊은 구조적 원인이 있다.
바로 기성종교의 침묵이다.
이 침묵은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오늘의 혼란을 가능하게 만든 직접적 원인이며 더 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제도종교는 오랫동안 ‘정통’이란 이름으로 스스로를 방어해 왔다. 교리라는 울타리, 조직이라는 편의, 전통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사회적 혼란 속에서 항상 자신을 “중립”이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중립은 책임 회피의 다른 이름이 되었고, 그 회피는 구체적 현실에서 약자를 외면하는 결과를 낳았다. 종교가 인간의 고통에 대해 침묵할 때, 그 침묵은 단지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그 자리를 차지하도록 허락하는 행위’가 된다.
전광훈 목사가 나와 “하나님의 계시”를 빌미로 정치 선동을 벌일 때, 손현보 목사가 혐오와 배제를 악의적인 전도지처럼 뿌릴 때, 통일교와 신천지는 사람들의 상처와 불안 위에 거대한 경제·정치 네트워크를 세웠다.
그런데도 정작 이러한 왜곡된 종교를 비판해야 할 주류 종교는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그들은 비판하면 종교 전체의 신뢰가 흔들릴까 두려웠고, 내부 성찰이 조직의 권위를 약화시킬까 회피했다. 그 침묵이야말로 지금의 괴물을 키운 토양이다.
더 뼈아픈 사실은, 기성종교가 이미 고통의 자리에서 멀어진 지 오래라는 점이다.
예수는 약자를 품고 죄인을 끌어안았으며, 부처는 고통을 직시하고 연민을 길로 삼았다. 그런데 오늘의 종교는 과연 누구의 편에 서 있는가?
가난한 이들, 상처 입은 이들,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이들, 불의에 저항하는 이들의 곁에 서본 적이 얼마나 되는가.
종교가 연대와 치유의 언어를 잃는 순간, 종교의 빈자리는 언제나 극단이 채우게 된다. 이단이든 극우든 사이비든, 사회의 상처와 불안을 이용하는 자들은 종교가 놓아버린 공백을 정확하게 파고든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가장 먼저 비판받아야 할 대상은 전광훈도, 손현보도, 신천지도 아니다. 그보다 먼저 스스로를 ‘정통’이라 부르며 권위를 유지해 온 기성종교의 침묵이다. 그 침묵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종교 혼란을 가능하게 한 뿌리이기 때문이다.
종교가 제 역할을 했다면, 고통 앞에서 목소리를 냈다면, 약자의 편에 서서 진실을 말했다면, 지금의 혼란과 왜곡은 이토록 크지 않았을 것이다.
종교는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다. 침묵은 곧 동조이며, 방관은 곧 책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뼈를 깎는 자기성찰과 참회다. 예수와 부처의 길을 진정으로 따르겠다면, 제도적 기득권을 내려놓고 고통받는 이들의 삶을 다시 바라보아야 한다. 종교는 권력의 주변부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집단이 아니라, 고통을 직면하고 진실을 말하는 양심이어야 한다.
기성종교가 지금의 혼란을 ‘그들’의 문제라고 말하는 순간, 종교는 또다시 역사 앞에서 도망치는 것이다. 이제는 말해야 한다. 지금의 극우·이단적 광기는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침묵해 온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침묵한 제도종교의 책임이 더 크다는 뼈아픈 자각 없이는 이 혼란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종교는 고통의 자리로, 진실의 자리로, 연대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종교의 본질이며, 지금 우리 시대가 종교에 요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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