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말의 중요성]
지난 100년 동안 미국이 '위대한' 나라로(혹은 나라처럼)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땅이 커서였을까?
경제력이 압도적이어서였을까?
군사력이 막강해서였을까?
물론 이런 요인들도 미국을 절대강국으로 만든 주요한 이유가 되겠지만, 그에 못지 않은, 또는 그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미국만의 '도덕성' 같은 것이다.
일례로, 1972년 6월 17일 미국 닉슨 대통령의 재선팀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에 소재한 민주당전국위원회 사무실에 괴한들을 보내 불법 도청을 자행하고 사보타주를 행한 일이 밝혀지자 닉슨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이를 은폐하고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나서 결국 1974년 8월 19일 사임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른바 워터게이트 사건이다.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고 자리에서 쫒겨날 수 있는 나라, 그것은 오직 전 세계에서 미국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러시아(구 소련)나 중국(중공)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닉슨은 제2차 세계 대전 후 동서 양진영으로 첨예하게 갈라진 냉전 시대에 데탕트를 연 혁혁한 공을 세웠던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남긴 대통령도, 거짓말을 하면 그 자리를 내놔야 한다, 이것이 미국이 보여준 '힘'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도덕성에서 나온 힘은, 미국이 가진 압도적인 군사력- 경제력에 맞물려 소위 자유 세계의 리더로서 한껏 위용을 떨치게 했다. (물론 미국의 탐욕과 위선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더는 그 '위대한' 미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인들이 동의하듯 그렇지 않든, 오늘날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그저 '깡패' 국가일 뿐이다.
흔히 깡패도 등급이 있다고 하는데, 깡패 중에서도 건달이 아니라 양아치 같은 나라로 인식될 뿐이다.
그 이유는, 트럼프와 그 측근들, 그리고 열혈 지지자들 외에는 모두 다 잘 아는 사실에 있다.
바로 도덕성의 부재다.
그리고 그 도덕성의 부재에는, 밥먹듯이 늘어놓는 '거짓말'과 '허풍'과 '협박'이 자리한다.
싸움은 잘 하는데, 더 정확히 말하면 남을 두들겨패는 데는 선수인데, 그런데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절대로 '신뢰'할 수 없다.
그게 바로 양아치다.
트럼프 때문에, 그리고 트럼프를 대통령 자리에 앉힌 미국인들 때문에, 이제 미국은 그렇고 그런 나라로 인식될 뿐이다.
나는 미국인들이 가공할 미사일보다, 첨단 전투기보다, 핵잠수함보다 지도자의 '말'이 가진 가치를 다시 철저히 재고하지 않는 한, 앞으로 미국인들은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양아치 같은 나라의 국민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해본다.
뒤집어서 말하자면, 오늘날 미국이 직면한 위기, 나아가 미국이 초래한 전 세계의 위기를 해결한 일차 책임은 미국인들 자신에게 있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한 문명을 향해 '석기 시대로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협박을 하는 자가 대통령 자리에 있는 한, 미국과 전 세계는 양아치들이 벌이는 싸움이 난무하는 정글이 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 상황을 막아야 한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