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사유와 성찰]초·중·고교에 실내체육관 선물하자

뉴스언론 김명환 교수............... 조회 수 284 추천 수 0 2015.02.01 09:14:52
.........

[사유와 성찰]초·중·고교에 실내체육관 선물하자

         
축구 대표팀이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축구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도 오늘 저녁 한국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려 국민들의 시름을 위로해주길 바라는 심정은 똑같을 것이다. 최고령 국가대표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차두리의 시원한 돌파와 끈질긴 수비가 팬들의 화제이고, 연속 무실점 경기의 선봉에 선 수문장 김진현의 선방 장면은 놀라울 뿐이다.

경향신문
하지만 대표팀을 향한 환호도 우리의 정규 교육과정에서 체육이 차지하는 초라한 모습 앞에서는 무색해진다. 큰애가 초등학교 때의 일이다. 시무룩한 표정의 하굣길 아이에게 이유를 물었다. 담임 선생님이 체육시간에 교실에서 자습을 시키면서 너희들이 떠들었기 때문에 벌이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전담 체육교사가 없는 현실에서 행정 잡무도 많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햇볕 아래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았을 사정은 이해할 만했다. 하지만 운동장에서 뛰놀아야 할 아이로서는 마음에 멍이 드는 일이었다. 한동안은 학교가 등굣길 아이들에게 운동장을 몇 바퀴 뛰게 한 후에야 교실에 들어가게 한 기억도 난다. 취지는 납득이 가지만, 아이들이 과연 즐거운 마음이었을지 의문이 든다.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가 결국 4대강 사업으로 둔갑할 때, 엉뚱하다면 엉뚱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정히 건설산업의 이해를 앞세워야 할 정권이라면 차라리 그 예산의 일부로 전국 초·중·고교마다 실내체육관을 지어주라는 것이었다. 실내체육관이 있으면 학생들은 날씨가 궂어도 체육 시간을 거르지 않을 수 있다. 심신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서 적어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체육을 매일 한 시간씩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설비용이야 이미 연 25조원에 가까운 SOC 예산에서 급할 것도 없는 도로와 교량 건설 예산의 거품만 좀 빼면 언제라도 가능하다.

운동장도 비좁아 교내에 적절한 실내체육관 부지를 마련할 수 없는 초·중·고교가 특히 수도권에 많을 것이다. 비싼 땅값 탓에 어려운 문제지만, 개별 학교의 실정에 맞는 해결책이 나올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어떤 경우라도 실내체육관은 실제 교통량이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도로사업보다 생산적이다. 지역 학교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실내 수영장 등도 꼭 주장하고 싶지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깎으려 드는 정부 앞에서 말 꺼내기도 민망하다.

한국에서 아마추어 스포츠나 사회체육의 저변은 좁고 부실하며 엘리트 체육 일색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경쟁만 강조하는 입시 위주의 한국 학교에서 체육활동은 없는 것과 다름없지만, 우리도 선진국처럼 학교마다 실내체육관을 갖추고 농구, 배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방과후 스포츠가 꽃을 피우면 그 긍정적 효과는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의 각종 클럽팀이 주변 학교들과 리그를 치르면서 자기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는 가운데 혼자만 살아남는 경쟁의식이 아닌 함께 협력하고 즐기는 공동체 의식이 몸에 익을 것이다. 그것은 일상생활의 민주화, 지역 자치의 내실화에 밑거름이 된다. 자연히 지역주민의 스포츠 활동도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공론의 장 형성에 더욱 기여하는 방향으로 점차 다변화되고 발전할 것이다. 아직 우리는 등산, 테니스, 배드민턴, 남성만의 조기 축구회 정도에 지역주민 체육 동아리가 국한되어 있다. 그러니 학교에서부터 여자 축구를 포함하여 다양한 스포츠를 북돋울 이유는 많다. 더불어 그저 ‘몸짱’만 내세우는 ‘피트니스 센터’ 간판에 담긴 편협한 가치관에 눈살을 찌푸릴 이유 또한 적지 않다.

나는 교육정책을 손에 쥔 이들, 국정을 운영하는 엘리트들이 청소년들의 신체건강과 체력의 중요성에 대해 무감각하며 체육 교육의 정상화와 학생 스포츠의 육성에 아무 관심이 없다고 본다. 예를 들어, 교육부가 작년 10월 영재교육진흥법의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하면서 전인교육과 거리가 먼 영재학교 설립 범위를 초등학교, 중학교, 심지어 유치원까지 확대하려고 한 것도 그런 증상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 축구 대표팀이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약간 밀려도 오늘 우승하리라고 감히 장담한다. 고달프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국민은 그런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다.

< 김명환 | 서울대 교수·영문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1 뉴스언론 [하태훈의 법과 사회]국민청원, 약자의 목소리 경향신문 2018-05-23 103
270 뉴스언론 아이들 사로잡은 ‘상어가족’…‘포식자’에 빠져드는 아이들 file 장회정 기자 2018-01-24 324
269 뉴스언론 [특별기고]‘부’ 아닌, 노동에 보상하는 사회 위니 비아니마 2018-01-24 51
268 뉴스언론 [기고]미세먼지와 시민의 ‘목숨값’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 2018-01-24 50
267 뉴스언론 [세상읽기] 20년 전 이맘때, 20년 뒤 이맘때 file 강수돌 고려대 교수·경영학 2017-11-25 47
266 뉴스언론 한국인들은 왜 산티아고(Santiago) 순례길에 열광하는가? 김광우 실장 2017-08-18 184
265 뉴스언론 신간을 발견할 수 없는 대형서점 한기호 2017-08-15 75
264 뉴스언론 스님이 고기 먹어도 될까?"..불교계는 논쟁 중 [1] 최용우 2017-08-14 170
263 뉴스언론 문재인 대선 성공 이유는 '처절한 복기 file 김동우 기자 2017-05-10 124
262 뉴스언론 기독교인이 알아야 할 대통령 선출 기준 11가지 [2] 박충구 2017-04-08 133
261 뉴스언론 한국교회 박근혜식 목회 유형 5가지 정대표 2017-03-28 140
260 뉴스언론 중국 사드 보복, 선교사들 오들오들 정대표 2017-03-25 66
259 뉴스언론 원수의 거짓말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 3가지 정대표 2017-03-23 90
258 뉴스언론 기독교 단체가 정말 편의점보다 많았다 file 정대표 2017-03-22 91
257 뉴스언론 박근혜는 죄가 없다 최태민 2017-03-19 124
256 뉴스언론 [박재순 칼럼] 닭 울음: “꼭 깨요” 정실장 2017-03-19 67
255 뉴스언론 한국에서 유투브가 느린이유 file 정실장 2017-03-16 116
254 뉴스언론 망할 교회의 징조 서대표 2017-03-15 144
253 뉴스언론 김동호 목사, 대통령의 모르고 지은 죄 더 나빠 서대표 2017-03-14 177
252 뉴스언론 촛불집회부터 탄핵 선고까지, 기독교는 어디 있었나 서대표 2017-03-11 174
251 뉴스언론 대한민국 OECD 50관왕! 시오피 2015-12-26 483
250 뉴스언론 왜 ‘헬조선’이 문제인가 [3] 전중환 2015-09-24 190
249 뉴스언론 [세상 속으로]종교 위기 아닌 ‘제도 종교’ 위기일 뿐… 경향신문 2015-03-21 194
248 뉴스언론 [세상 속으로]뉴스 단골 메뉴가 된 종교인들 경향신문 2015-03-21 149
247 뉴스언론 [세상 속으로]‘나는 왜 떠났는가’ 종교의 울타리를 뛰쳐나온 사람들 file 경향신문 2015-03-21 190
246 뉴스언론 [세상 속으로] 새로운 ‘믿음’을 찾아나선 사람들 file 경향신문 2015-03-21 168
245 뉴스언론 [세상 속으로]못 미더워서… 관심 없어서… 종교를 떠나는 사람들 file 경향신문 2015-03-21 190
244 뉴스언론 [강상헌의 발칙해자]체덕지(體德智)가 옳다… 어쩌다 지덕체가 됐지? 강상헌 2015-02-17 632
243 뉴스언론 [김규항의 혁명은 안단테로]88만원 세대와 88억 세대 김규항 2015-02-17 236
242 뉴스언론 [정동칼럼]사회복지세를 이야기해보자 오건호 2015-02-17 206
» 뉴스언론 [사유와 성찰]초·중·고교에 실내체육관 선물하자 김명환 교수 2015-02-01 284
240 뉴스언론 세월호 유가족, 30일 세종시 온다 세종포스트 2015-01-30 317
239 뉴스언론 한국교계에서 이단이 만들어지는 과정 - 최삼경의 이인강 이단만들기 [3] 올바른 2014-12-21 1462
238 뉴스언론 [김석종의 만인보]남이섬의 ‘상상 유발자’ 강우현 김석종 논설위원 2014-11-20 614
237 뉴스언론 [기고]오늘의 한국, 민주체제 맞습니까? 남태현 교수 2014-11-08 436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