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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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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도행전 7:5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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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세상의 전부로 아는 사람은 둘의 세계를 모릅니다. 오늘만 아는 사람은 내일의 세계를 알 수 없습니다. 사울이 그렇습니다. 그는 스데반의 죽임당함을 마땅히 여겼습니다(8:1). 그래서 호기롭게 사울은 교회를 없애려고 날뛰며 집집마다 찾아 들어가서, 남자나 여자나 가리지 않고 끌어내서, 감옥에 넘겼습니다(8:3). 그것이 잘하는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많습니다.
1950년 미국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을 색출한다는 미명 아래 무고한 이들을 간첩으로 몰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상원의원 J. R. 매카시는 “국무성 안에 공산주의자 205명이 있다”며 당시 대통령 트루먼도 공산주의자에게 발목을 잡혔다고 비난하였습니다. 많은 정치인과 지성인들이 매카시즘 공포에 두려움을 느꼈고 제대로 반론을 할 수 없었습니다. 반공을 국시로 삼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선봉에 서있는 집단이 보수주의 교회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제주 4.3사건(1947~1954)이나 신천 학살사건(1950)도 같은 맥락입니다. 지금도 그런 분위기는 교회 안에 팽배하여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을 선도하기보다 발전과 진보를 가로막고 있는 꼴이 사납습니다. 남을 정죄하는 이들도 나쁘지만 그런 일을 못 본 체하는 이들은 더 나쁩니다. 사상의 자유가 있다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사울은 스데반이 죽임 당한 것을 마땅하게 여겼다.”(8:1)
사람은 태어나서 한번은 죽습니다. 한번 태어난 사람은 두 번 죽고, 두 번 태어난 사람은 한번 죽습니다. 한 번 태어난 사람은 두 번 태어난 사람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의 주장과 생각을 옹호하거나 강조하기 위하여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죽이는 일은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평화를 모토로 삼는 종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천부당만부당 한 광기가 종교적으로 미화되는 일이 많습니다. 사울은 이 일로 자신감을 갖고 사람 죽이는 일을 더 열심히 하였습니다. 세상천지에 ‘마땅한 죽음’이란 없습니다. 아무리 흉악한 사람이라 하여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둘도 없는 존재입니다.
주님, 오늘 뉴스에 의하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난민에게 가는 구호품 실은 트럭을 이스라엘 시민이 약탈하고 불태우는 일이 있었습니다. 선민의 악행을 보며 이 나라 교회를 보는 것 같아 슬픕니다. 주님, 눈먼 자들의 눈을 뜨게 하여 주십시오.
2024. 5. 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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