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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생활속의 짧은 이야기 9편

2000년전 일기 최용우............... 조회 수 1215 추천 수 0 2002.01.11 15: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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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일기41】2000.8.18 제일 좋은 곳은  햇볕 1291

지금 제가 15년전에 다녔던 전라도 깊고깊은 어느 산골짜기 교회는 예배당건축이 한창입니다. 허리가 다 꼬부라진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3,40명 있는 교회인데, 2층으로 된 웅장하고 아름다운 교회를 온 성도들이 다 달라붙어 벽돌을 나르고 모래를 져 나르며 손수 예배당을 짓고 있는 것입니다.
청년들 다 떠나 다른 농촌교회와 별 다를것이 없는 이곳에 이렇듯 커다란 교회를 세우고 있는 것은, 떠났던 사람들이 결국에는 다시 돌아오리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전에는 하루종일 걸렸던 읍내나, 광주시내가 지금은 길이 뚤리고 차가 있어서 한시간 이내의 거리로 가까워졌습니다.
교회의 십자가탑 아래 가장 전망이 좋은 자리는 '청년회실'이라고 합니다. 카페처럼 멋지게 꾸밀것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청년회실을 이용할 청년들이 없습니다.
앞으로 주말마다 도시를 탈출하여 근교의 전망 좋은곳을 찾을 청년들이 그림처럼 예쁘게 지은 이곳 교회를 발견하고 이곳에서 잃었던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 하는날이 분명히 올 것입니다.
미래에 되어질 일들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를 하는 이들은 지금 '희망'을 건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느낌일기42】2000.8.19 소중한 것은

세상의 가치관이 아무리 변해도 소중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애틋한 끈! 그것이 무엇일까? 50년만에 만나 서로 '어무이~' '내 새끼야~' 하면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펑펑 흘리게 하는 그 핏줄이라는 정체는 무엇일까?
아무리 어린아기라도 자기의 핏줄은 구별해 낸다.  태어나서 기껏 열번도 보지 못했을 할머니를 일년에 한두번 만나면서도 만날때마다 반갑게 달려가 할머니 품에 안기는 밝은이를(그 쌀쌀맞은 아이가) 보면서 세상의 가치관이 아무리 변해도 소중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느낌일기43】2000.8.20주일 나팔꽃 줄을 치며

바쁜 주일 한참을 보내고 오후예배가 끝나는 3시쯤은 일주일 중 가장 홀가분한 시간이다. 누군가가 몰래 심었는지 아니면 저절로 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나팔꽃 하나가 교회 앞 화단을 완전히 점령하고 가까이에 있는 전봇대를 타고 꼭대기 까지 세력을 확장하고도 모자라서 새순이 파도처럼 나풀거린다. 단 하나의 씨앗이!
뽑아버리자는 것을 저것도 살려고 온 것인데 그냥 두자고 하여  목사님과 함께 나팔꽃이 감고 돌 수 있도록 기둥을 박고 줄을 쳐 주었더니 자연스럽게 보기좋은 나팔꽃 울타리가 되었다.

【느낌일기44】2000.8.21. 새들은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온다. 시원스레 내리고 마는 것이 아니라 찔끔거리며 지루하게도 온다. 이렇게 비오는 날에는 파란 하늘을 맘껏 날아다니던 새들은 어느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며 떨고 있을까?

【느낌일기45】2000.8.22 코스모스

교회 앞 뜰에 심은 세그루 코스모스 중 하나에 꽃 한송이 달랑 피었다. 누군가 버린 작은 항아리를 쓰레기장에서 주워와 흙을 채우고 코스모스 한포기 심었더니 그놈이 일등으로 꽃을 피운 것이다. 누구와 숨바꼭질 하다가 가을이 온다는 소식에 얼른 고개를 내민 것 같은 가냘픈 한송이를.
푸르른 가을 하늘 아래 먼저핀 코스모스 누구를 찾듯이 두리번 두리번 바람에 고개를 흔든다. 기다리는 이가 있어 먼저 피었나 마음이 달아오른 먼저 핀 코스모스 한송이.

【느낌일기46】2000.8,23 무서움

"아빠 아 아앙~~!! 다 저녁때 사무실에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데 아까부터 교회 주변에서 밝은이와 함께 얼쩡거리던 좋은이가 무엇에 놀랬는지 후다닥 사무실로 신발을 신은 채 뛰어들어왔다.
"왜? 왜?" 하며 아이를 품에 안았더니 "모기차 와요. 모기차"
그러고 보니 교회앞 고개 위로 구름같은 연기를 피우며 모기차가 요란스럽게 올라간다. 몇몇 아이들은 모기차 뒤를 따라가며 연기속으로 숨었다 나왔다 장난을 친다. 그 틈에 밝은이도 끼어있다.
여름이면 시시때때로 골목길을 다니며 연기같은 모기약을 뿌리는 구청의 살포차가 올 때마다 좋은이는 기겁을 하며 숨을곳을 찾는다. 반면에 동생인 밝은이는 그 차를 따라다니며 차 운전수가 파리 쫒듯 아이들향해 고함을 칠 때까지 구름속에서 장난을 치곤 한다.

【느낌일기47】2000.8.24 갈릴리마을

오늘은 갈릴리마을 가는 날!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데 온가족이 전철을 타고 영등포역까지 가서 대전행 기차표를 샀다. 다행히 1시간 후에 기차가 있어서 간단하게 김밥으로 식사를 하고 기차를 탔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여행을 하는지라 아이들은 좋아서 어쩔줄을 모른다. 나는 어젯밤 꼬박새며 글을 써서 인지 앉자마자 눈이 딱 붙어버렸다.
아내가 흔들어 깨워서 얼른 대전역에 내렸다. 갈릴리마을 홍병우집사님이 방문자 한분과 함께 트럭을 몰고와 기다리고 계셨다. 첨 와보는 낯선도시 대전! 이곳을 좋아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대청호를 왼쪽으로 바라보며 한참을 가니 드디어 갈릴리 마을! 전화로만 듣던 예쁜 목소리의 주인공 김수정간사의 안내로 숙소를 배정받고나서 학교를 한바퀴 돌아보았다.
참 아름다운 곳이다. 마음이 다 후련해지는 것 같다. 멀리 대청호가 보인다. 마음을 다스리기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동네로 올라가서 동네사람들을 만나보니 모두 유순하고 좋은사람들이다.  
내일 들어온다던 최용덕간사님이 저녁에 들어오셨다.
..음...과연 듣던대로 못생긴 얼굴!
살다보면 가끔씩은 할말이 엄청 많은데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때가 있다.

【느낌일기48】2000.8.25 (금) 갈릴리2

아침 비가 잠깐 그친 틈에 갈릴리마을에서 약 500미터쯤 아래에 있는 대청호에 가 보았다. 물이 많이 불어나 있었고 물안개가 가물가물 피어오른다. 밀짚모자를 쓴 농부들이 논에서 쓰러진 벼를 세우고 있다. 또 다른 산 밭에서는 농약을 뿌리는 것인지 몇 사람이 긴 호스를 잡아 끌고다니며 앞에서 농약을 뿌리는 사람 뒤를 따라다닌다. 학교 오른쪽 산의 무게가 깊게 느껴진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만큼 나무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다. 탐나는 산이다.
좋은이와 밝은이는 넓은 학교 운동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밝은이는 그네에 올라타 흔들거리며 혼자 잘도 논다.
의미 찾기! 의미없는 일은 재미가 없다. 의미찾기! 하루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의미'찾기를 계속하다.

【느낌일기49】2000.8.26 갈릴리3

내내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방 안에만 있었다. 이곳도 사람 사는 동네인지라 겉으로 보기에는 따듯하고 여유가 있어 보이는데 안으로는 알 수 없는 어떤 긴장이 있다. 세상에서 지치고 힘든 나그네들이 떠다니는 이름만 듣고 발길 닿는대로 갈릴리에 와서 잠시동안 마음을 털고 가기에는 참으로 적당한 공간인지 모른다.
그런데 정작 그 쉼 안에 게하는 사람들의 얼굴엔 어째 많이 지친 표정이 엿보일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고속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어쩌면 생각보다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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