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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 마12:2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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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 | 허태수 목사 |
참고 : | 2014.12.1 주일예배 http://sungamch.net 춘천성암교회 |
진리, 깨달음, 변화, 자유
마12:24-26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여기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말은 지금의 이기적인 나를 극복하라는 것입니다. ‘이기적인 나를 극복 한다’라는 것은 현세적인 이익이나 기복적인 것을 추구하는 나에게서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다음 말씀인 ‘자기 목숨에 집착하면 참된 목숨, 참 나를 잃고 만다’고 하시는 거죠. 참 나를 찾으려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정’하고 예수를 따라야 하는 겁니다. 참 나를 찾으려면 이기적이고 현세적인 욕망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이기적이고 현세적이어서는 ‘참 나’를 찾지 못합니다. 내가 욕망하는 것에 끌려 다니는 삶이되기 때문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거나, 자기를 부정하지 않는 삶은 지금의 자신을 떠받들고 사는 삶입니다. 그것은 참된 삶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나를 떠받들고 사는 사람은 뭐든지 ‘무조건적’으로 믿습니다. 이해하려거나, 깨달으려고 하지 않는단 말입니다. 자기가 믿는 교리, 경험, 율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자기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자기 십자가를 질 수 없습니다. 자기를 부정한다는 것은,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으로 찌든 나를 깨부수는 것입니다. 어제의 내가 죽고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런 삶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눈이 떠지는 것이고, 더 깊은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열망을 품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처음 자동차 운전을 배울 때를 생각해 보세요. 내가 운전을 해서 자동차가 앞으로 굴러가기 시작하면 밤낮이고 운전을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됩니다. 매사가 그렇듯이, 무엇에든지 눈이 떠지면 더 발전하고 싶은 열망이 불처럼 일어나는 법입니다.
이렇게 눈을 새롭게 뜨는 일, 깨닫는 경험을 다른 말로는 ‘의식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교리적인 용어로는 ‘회개’입니다. ‘회개’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그저 말로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하는 게 아닙니다. 방향을 바꾸는 거잖아요. 생각, 방향, 가치, 목표가 전환하는 거예요. ‘회개’를 뜻하는 ‘메타노이아’가 바로 ‘의식의 변화’예요. 우리의 깊은 곳으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가치관 즉, 세계관, 물질관, 인간관, 죽음관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해방과 자유의 삶이 가능해 집니다.
믿음이 이렇게 저기를 부정하는 깨달음 혹은 회개를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갖게 되면 이성은 초월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초월을 향해 나아간다’고 하니까 뭐 생물학적 세계를 벗어나 우주공간으로 붕붕 떠가는 것으로 생각하시지만, 이는 그런 말이 아니라 신과 내가 분리된 두 개체로 대응, 대립 하던 관점에서 내가 하나님 안에, 하나님이 내 안에 거하게 되는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요17:21에서 예수님도,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처럼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소서”하셨습니다. 요10:38도, 14:11에도 동일한 뜻의 말씀을 쏟아내셨습니다. 이것이 회개의 궁극적 목표이며 도달점입니다. 회개를 했는데 하나님과 내가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 회개하지 않은 것입니다. 자기를 부정하지 못한 것이고,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내가 대립된 개체로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이런 믿음을 지니게 될 때 이웃에 대한 참된 사랑이 저절로 나오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사물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시와 노래가 저절로 생기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내가 하나이듯이 이웃과 내가, 우주와 내가, 사물과 내가,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개체합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내가 하나님을 모시는 것처럼 이웃을 하나님 대하듯이 하게 되는 겁니다. 동학에서는 이를 ‘사인여천事人如天’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진리를 깨달아 변화가 된 신앙인들은 문자적인 뜻에 매달리지 않게 됩니다. 그들은 오직 문자 속에 들어 있는 ‘속내’를 찾아내고 그것을 지표 삼아 삽니다. 그러면 깨달아 변화된 사람들은 왜 문자에 얽매이지 않는 것일까요? 엄청난 비밀을 보통의 말로 표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도가 깊은 사람일수록 진리를 상징, 은유, 유비적으로 말하고 이해하고 체험합니다. 그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정도의 역할을 문자가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고후3:6을 보세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 언약의 일꾼이 되는 자격을 주셨습니다. 이 새 언약은 문자로 된 것이 아니라 영으로 된 것입니다.” 뭘로 되었다고요? ‘영’이라고 합니다. 이는 ‘정신’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문자는 사람을 죽입니다. 그러나 문자 뒤에 있는 영, 정신, 속내는 사람을 살리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된 믿음의 사람은 문자에 매달리지 않고 문자 너머의 속내를 파고드는 것입니다.
그럼 이런 일련의 기독교적인 체험과 변화의 과정을 정리해 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이 바로 오늘 설교의 제목이고, 2015년 우리가 지향하는 공동체의 신앙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진리]입니다. 진리가 뭡니까? 진리란 교리나 진술 같은 ‘말’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리란 ‘있는 그대로’입니다. 꾸미지 않은 것이고, 꾸밀 수 없는 것입니다. 일상적으로는 ‘실상’ 혹은 ‘실제’라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입니다. 이게 진리입니다. 무엇이, 누가 ‘있는 그대로’의 실제입니까?
다음에는 [깨달음]입니다. 지난 시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관통’이 일어나지 않으면, 관통이 없으면, 깨달음이 없으면 예수가 옆에 머물러 있어도 예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송이를 따러 가서도 송이를 따는 눈이 떠지지 않으면 송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가 나와 무관하게 남아 있지 않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려면 내가 ‘있는 그대로’를 알아야 합니다. 내가 예수님과 관계를 맺으려면 예수도 나도 피차 서로를 알아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깨달음]입니다. 의미 있는 관계를 맺기 위해 대상을 아는 것입니다. 이 깨달음은 있는 그대로를 그대로 보는 ‘특수 인식 능력’의 활성화입니다.
세 번째는 [변화]죠. 나와 무관했던 ‘있는 그대로’ 곧 ‘예수’라고 한다면, 예수를 알면 알수록 내가 그만큼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 변화가 없으면 아직 그를(진리, 있는 그대로)알지 못하는 겁니다. 깨닫지 못한 겁니다. 이전의 나와 질적으로 다른 나로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작은 물고기가 큰 물고기로 변하고 마침내는 날개가 하늘을 덮을 만큼 큰 붕새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장자의 첫 편 ‘소유요’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런 겁니다. 변화는 점점 달라져 가고, 깊어져 가고, 놀라워져 가는 것입니다. 진리를 깨달은 사람, 있는 그대로와 의미 있는 관계가 깊어지는 사람은 그렇게 변화하게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독교 신앙의 최종 목적지는 [자유]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고 변화된 사람은 그만큼 자유롭습니다. 변화된 만큼만 자유롭습니다. 이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한다”고 하셨을 때 그 [자유]는 진리를 깨닫고 변화된 만큼만의 자유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던 무지나 선입견, 거기에서 나오는 제약과 속박,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 이것이 자유요, 이 자유가 기독교 신앙의 최종 목적지입니다. 이 [자유]속에 죽음의 극복과 부활의 고백이 있습니다. 사는 것과 죽는 것을 넘어서는 이것을 우리는 구원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 해를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겁니다. 더 좁혀서는 ‘성암교회’안에서, ‘허목사의 자유를 위한 안내’속에서 살게 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진리를 깨쳐야 하고, 내가 변화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통해 삶과 죽음과 영원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게 [진리로부터의 자유]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한 해 살 이는, 진리를 깨닫고, 변화되어 자유를 누리는 새로운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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