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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절과 유대인의 신앙

요한복음 최창모............... 조회 수 3047 추천 수 0 2008.07.11 13: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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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요6:1-15 
설교자 : 최창모 교수 
참고 : 새길교회 2000.3.19 주일설교 

내가 이스라엘에서 유학하는 동안 가장 잊을 수 없는 경험 가운데 하나는 한 유대인 랍비 가정에 초대되어 그 가족들과 함께 유월절 예배에 참석한 것이었다. 저녁 식사에 초대된 나와 우리 가족은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된 시간(오후 7시 30분경)에 맞추어 도착하였다. 친구의 가족들은 우리를 환대했고, 잠시 환담을 나눈 후 커다랗게 마련된 식탁에 함께 둘러앉았다. 큰 명절 식탁치고는 음식이 특별히 마련된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집안의 제일 어른이신 할아버지께서 식탁에 앉은 자들에게 초대의 인사를 하고 나서, 지금부터 다함께 유월절 기도를 시작한다고 선포하셨다. 나는 식사를 위한 간단한 기도 정도로 생각하고 눈을 감고 있는데, 눈치챈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무슨 책 한 권씩을 가져다주었다. 히브리어로 쓰여진 제법 두툼한 책인데 얼른 보아 성경책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였다.
기도는 책의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는데, 때로는 진지하던 기도가 웃음으로, 때로는 온 가족이 ‘아멘’으로 화답하면서 흥미 있게 이어져 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먹어보지 못한 과자 조각 같은 빵과 이름을 알 수 없는 맛이 쓴 나물을 나누어 먹고, 포도주를 마시기도 하였다. 빵 조각을 쪼개어 어디엔가 감추어 놓고는 그것을 찾는 어린이에게 커다란 선물을 주는 순서도 들어 있었다. 처음 보는 예식이라 그 의미는 잘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온 가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예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기도는 끝날 줄을 모르고 계속되었다. 식탁에 앉은 한 어린이는 지루하다는 듯 하품을 몇 번이나 하고는 마침내 꾸벅꾸벅 졸기까지 하였다. 급기야 어머니가 개입하여 그 어린이를 목욕탕으로 데리고 가더니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쏟아 붓고는 그를 다시 식탁에 앉혔다. 그렇게 하여 계속된 유월절 기도는 거의 새벽 4시가 돼서야 끝마쳤다.
이 날 내가 얻어먹은 음식이라곤 고작 무교병 몇 조각과 쓴 나물, 삶은 달걀 반쪽, 닭 뼈 한 개, 포도주 넉 잔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 날 제가 배우고 느낀 교훈은 아직도 제 생각 속에서 지워지질 않고 있다. 그 날 밤은 이전의 그 많은 밤들과는 다른 밤이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날 함께 읽은 기도 책(유월절 하가다)의 내용은 옛날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의 노예로서 고통 중에서 살던 시절에서부터 홍해를 건너 출애굽 한 사건과 광야에서 어렵게 살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 곳에서 있었던 경험을 현재의 사건으로 재현하고자하는 교훈적이며 교육적인 요소가 매우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세계에서 노벨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민족이며, 누구보다도 자랑할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유대인들이 지금부터 약 3,500년 전의 이 사건을, 그것도 ‘수치스러운’ 과거를 아직도 모든 가정에서 재현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유월절 준비

유월절을 위한 가정에서의 준비는 매우 긴장된 것이며, 성경의 지시에 따라 절기를 지키기 위하여 선행적으로 집안에 떨어져 있는 모든 하메쯔(hametz, 효소)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출애굽기 12:15-20, 13:7). 그것은 결국 봄 대청소 시간이다. 하메츠가 제거된 특별한 식기들과 음식이 축제를 위해 마련되어야 한다. 거리마다 끊는 물통이 준비되고, 가정에서 꺼낸 그릇과 식기를 가져다가 이 끊는 물에 삶는다. 하메츠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다.
모든 빵 공장들은 유월절이 시작되기 약 1주일 전부터 공장 문을 폐쇄하고 빵 생산을 완전히 중단한다. 그리고 유월절에 사용될 마짜(matzah, 무교병)를 생산한다. 모든 유대인 가게와 많은 슈퍼마켓에서는 유월절에 사용될 허가된 음식만을 제공하며, 그 동안 효소가 들어있던 물건들을 파는 코너는 접근조차 할 수 없도록 막아놓는다. 유대 요리 책은 무교병 식사 또는 밀가루 대신 감자 분말로 만드는 유월절 조리법을 싣고 있다.
축제 의식은 회당에서처럼 집에서도 중요하다. 의심의 여지없이 가장 대중적이고 매혹적인 축제 의식은 유월절 식사, 즉 세데르(Seder)이다. 그것의 기원은 성전 제의에서 유월절 전날 저녁에 살해되고, 유월절 첫 날 저녁에는 집에서 이 고기를 먹으며 예배를 드리는 유월절 희생 양으로부터 비롯된다. 성전에서 낭독되었던 할렐(Hallel, 시편 113-18)은 세데르 식사로 옮겨져 낭송된다. 더 이상 희생 양은 없어졌으나, 마짜와 쓴 나물은 계속적으로 유월절의 특징을 이룬다.
저녁의 진행 절차는 ‘이야기 말하기’를 의미하는 하가다(haggada)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다. 하가다란 예배 순서가 기록된 책의 이름이다. 세데르는 참여하는 행사이다. 모든 사람은 읽기, 토론하기, 그리고 노래 부르기에 참여한다. 가장 흥미 있는 사건 가운데 하나는 시작 부분에 나오는데, 가장 어린 나이의 어린이가 여러 주 동안 연습해서 어른들 앞에서 목소리 높여 히브리어로 노래부르는 ‘네 개의 질문’이다. 유대인들은 이 문장을 결코 잊어버리는 법이 없다.: 마 미쉬타나 하-라일라 하-제, ‘이 밤이 다른 날 밤과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사랑스런 가족 안에게서 양육된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들을 더듬어 보게 하는 많은 사건들이 이 밤에 만들어진다.
랍비 시대이래 세데르에서는 네 잔의 포도주를 마시는 관습이 생겨났다. 그들은 출애굽(식사 전)부터 메시아(식사 후)까지 구원의 네 단계를 나타낸다. 어떤 사람은 다섯 번째 잔을 마시거나 식탁 위에 ‘선지자 엘리야를 위한’ 여분의 포도주 한잔을 올려놓는다.

종종 ‘기억한다’는 것은 매우 잔인한 일이다. 특히 한 개인이 자신의 쓰라린 과거를 잊지 못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기억한다는 것은 다시는 실패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다짐하게 된다는 점에서 쓴 약이 되기도 한다. 더구나 앞 세대가 경험한 실패를 후대들이 다시 실패하지 않으려면, 세대간의 기억이 유전되어야 한다. 그래서 ‘기억’이 승화되면 ‘기념’이 된다. 두 단어가 어원이 같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은 이르기를 “내가 옛 비밀스런 일을 발표하리니, 이는 우리가 들은 바요, 아는 바요, 우리 열조가 우리에게 전한 바라. .... 이는 저희로 후대 곧 후생 자손에게 이를 알게 하고 그들은 일어나 그 자손에게 일러서 저희로 그 소망을 하나님께 두며, 하나님의 행사를 잊지 아니하고, 오직 그 계명을 지켜서 그 열조 곧 완고하고 패역하여 그 마음이 정직하지 못하며 심령은 하나님께 충성치 아니한 세대와 같지 않게 하려 하심이로다.”라 하고 있다.

오늘 본문은 잘 아는 오병이어의 기적 사건이다. 공관복음서들과는 달리 요한복음에서는 이 사건이 유월절이 가까운 날에 일어난 사건으로 보도하고 있다. 빈들에 큰 무리가 모였는데, 먹을 것이 없었다.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상황과 같다. 주님은 한 아이가 가지고 있던 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를 가지고 축사한 후, 이들에게 나누어 먹게 하셨다. 그리고 12바구니가 남았다. 본문이 제시하고자 하는 것은 옛날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되,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았지만, 오늘날 우리들은 먹고도 남는 양식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모세보다 큰 예수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의 유월절이 이스라엘 민족을 노예에서 해방시키신 날이라면, 우리의 사순절은 인간을 구원하신 날이다. 유대인이 유월절에 문설주에 바른 어린양의 피로 말미암아 장자의 죽음을 피한 선택된 구원의 날이라면, 우리의 고난절은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마땅히 죽어야 할 우리 모두가 살아난 사건이다. 유대인의 유월절이 무교병과 쓴 나물을 먹는 고난의 날이라면, 우리는 마땅히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고난에 동참하는 날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습관적인 사순절을 보내고 있지는 않는가?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사순절이라면, 그리스도가 무엇과 다르단 말인가? 그리스도의 희생이 왜 다른 그 무엇보다 중요한가를 깊이 생각하는 사순절이기를 바란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기억하고 기념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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