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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관용

빌립보서 김남준 목사............... 조회 수 2018 추천 수 0 2011.12.12 08: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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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빌4:4-5 
설교자 : 김남준 목사 
참고 : 열린교회 http://www.yullin.org 

143 기쁨과 관용

2006-03-01

 

I. 본문해설

 

빌립보서를 쓸 때 감옥에 갇혀 있던 바울은 이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할 생각으로 평안이 넘쳐 있었기 때문에, 도리어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 ‘기뻐하라’고 말하고 있다. 빌립보서에는 ‘기뻐하라’는 말이 자주 나와서 혹자는 이 서신을 두고 기쁨의 서신이라고 부른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박해가 심하고 고난이 넘쳤던 때에, 바울은 옥 안에서 옥 밖에 있는 성도들에게 ‘기뻐하라’고 권면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흔히 우리는 기쁨이 어떤 외적인 것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도는 이러한 우리의 추론이 상당히 빗나갔음을 보여준다. 바울은 가장 혹독한 시련의 때에 이미 관제와 같이 부음이 되고 죽음이 임박한 때에, 옥 바깥에 있는 성도들에게 자유로운 마음으로 ‘기뻐하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바울의 참된 기쁨은 자신이 원하는 사물들의 질서에서 온 기쁨도 아니며, 자기 마음을 자극하여 자신을 기쁘게 하는데서 기인한 육적인 즐거움도 아니다. 정녕, 이 기쁨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하나님과의 평화에서 온 기쁨이다. 참된 기쁨은 하나님과의 평화에서 온 참되고 가치 있는 기쁨이지만, 그 이외의 것에서 온 기쁨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매우 적거나 가치가 없는 기쁨이다. 또한 바울이 누리는 이 기쁨은 그리스도를 통한 소망의 기쁨이었다. 바울은 수감 중에 있는 자신의 고통뿐 아니라, 옥 바깥에 있는 성도들을 향한 극심한 핍박과 자신을 향해 빗발치는 비난 때문에 더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그는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소망을 발견했기에 기쁨으로 충만할 수 있었다.

 

II.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바울이 이처럼 기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관용의 정신 때문이다. 관용은 사람들을 온화함으로 너그럽게 대하는 여유라고 정의할 수 있다. 타인이 나에게 악하게 대하거나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 때, 우리는 스스로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심판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율법에서는 타인이 나를 상처 입히면, 그 사람은 어는 정도 배상해 줄 책임이 있고, 나는 어느 정도 배상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법의 정신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성경에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나눌 수 없는 한 계명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러므로 남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해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서 둘 다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관용은 이 당연한 권리를 포기하고 가해자를 너그럽게 대해 주는 것이다. 사랑은 그것을 포기하라고 말한다. 율법은 나를 아프게 하고 고통을 준 자에 대한 권리를 ‘내 권리’라고 가르치지만, 사랑은 그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일평생 동안 악을 행하며 핍박하는 자들에게 둘러싸여 사셨던 예수님께서는 악인들을 심판할 천상으로부터의 전권적인 권리를 가지셨음에도 불구하고 죄인들을 관용하셨다. 미움은 원수에 대한 원한을 갖게 만들어서 복수를 하게하고 원수로 하여금 다시 나에 대한 원한을 품게 만들지만, 관용은 이 악순환을 끊어 준다. 물론, 관용은 사랑에 기초하지만, 그것은 사랑보다 더 넓은 삶의 태도를 가리킨다. 자기에게 손해를 주거나 고통을 준 자에게 너그럽게 대했을 때, 비로소 사랑의 선한 순환이 이루어진다. 관용이 영적 생활에 유익한 이유는 미움의 문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그 문을 지키는 수문장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III. 관용이 영적 생활에 유익한 이유

 

나는 전혀 그런 일을 당할만한 이유가 없는데, 어떤 사람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누군가 나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의 질서로 들어가게끔 만들 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지키려는 보호본능에서 기인한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하게 된다. 그때 관용이 없으면, 그것이 내 마음에 들어와 고통을 주자마자 즉각적으로 미움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관용은 누군가 나를 부당하게 대할 때, 그 사람에 대한 미움의 화살을 막는 방탄복과 같은 역할을 한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이 세상에 이해할 수 없는 인간도 많지?’라고 너그럽게 생각할 때, 그 미움의 화살은 힘을 잃는다. 미움은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되었기에 떼어내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누군가를 미워하는 사람은 성화에 있어 진보하기가 상당히 어렵지만, 누군가를 관용을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성화에 있어 진보하기가 상당히 수월하다.

 

당부의 말씀을 드리건대, 모든 일에 있어, 모든 사람에 대해, 관용하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항상 ‘그럴 수도 있다’, ‘세상은 넓고 일이 많으니 별의 별 인간도 다 있지?’라고 생각하라. 그렇게 함으로 나에게 악을 행하는 사람에 대한 미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역으로 지금은 고통당한 나도 예전에 누군가에게 악을 자행하던 자였음을 상기하라. 이제는 관용을 권면하는 바울도 예전에는 종교가 다르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방식이 틀리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옥에 가두고 박해하는 짐승만도 못한 짓을 자행하던 사울이었던 시절이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모두 이전에 사울이었으나 지금은 바울이 되었다. 악을 행하는 사람들에게 악을 악으로 되갚지 말고, 오히려 관용하는 삶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는 것은 오로지 그리스도인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IV. 기쁨과 관용

 

그런데 이러한 넘치는 관용의 비결은 바로 참된 기쁨이다. 옳은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아는데, 그렇게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머리로는 변명 못하겠는데, 틀림없는 이치인데 그것을 행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자신에게 부당하게 대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데는 노력이 필요 없지만, 이것을 거스르는 데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 힘의 원천이 바로 기쁨이다. 스스로 기쁨을 잃어버리려 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사람이다. 하나님 안에서 기쁨을 간직하려고 애쓰는 것은, 이웃을 향한 섬김의 삶을 준비하는 것이다.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평소에 저장한 것이 없어도 잘 되는데, 관용하는 것은 평소에 저장한 것이 없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이 말을 가슴에 새기라. 신자 안에 있는 분노는 쇠로 만든 그릇에 담은 기름 같고, 신자 안에 있는 기쁨은 헝겊으로 만든 그릇에 담은 기름 같다. 좋은 것은 하기 어려운데 나쁜 것은 하기가 너무 쉽다. 기쁨의 원천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평화에서 비롯된다. 절망 가운데서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소망으로 인한 기쁨이 충만하면, 자신에게 고통을 가하는 이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관용은 타인에게서 날아오는 미움을 막아주는 방패요, 방탄조끼와 같다. 그래서 항상 ‘그럴 수도 있다. 사람이 그럴 수도 있다’고 너그럽게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언제나 하나님과의 평화와 예수 그리스도를 인한 소망 가운데 거하도록 분투합시다! 200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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