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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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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기독교] 2006.1.29일자
흰 눈 오는 날
창밖으로 흰 눈이 펑펑 내립니다. 이렇게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볼 수 있는 집에서 살게 되어 행복합니다.
하늘하늘 춤을 추며 내려온 눈이 장독대에 나뭇가지에 사뿐히 걸터 앉습니다. 우리의 삶이 저 눈처럼 가볍고 자유롭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사색에 잠겨봅니다.
아내가 따끈하게 차 한 잔을 끓여 들고 와서는 옆에 앉습니다.
“생각나요? 12월 18일 결혼식 올리고 설악산 신혼여행 갔었는데 눈이 많이 와 모텔 안에만 죽치고 있다가 왔었던 일….”
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오순도순 하고 있었더니 저와 아내 사이에 얼굴 하나가 쏙 끼어 들어옵니다. 방에서 책을 읽고 있던 밝은이가 엄마,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못견디고 끼어든 것입니다.
“옛날에는 눈이 오면 비닐푸대 양쪽 끝에 구멍을 뚫어서 새끼줄을 끼워 가지고 언덕으로 올라가 쭈꾸름을 호습게 탔었는디….”
“쭈…쭈꾸름을 뭐하게 타요?
“아, 전라도에서는 미끄럼을 ‘쭈꾸름'이라 하고 재미있다는 말을 ‘호습다'고 해. 크흐흐흐 옛날 생각을 하니 사투리가 막 나오네.”
“하하하 재미있는 말이다.”
어린 시절 재미있게 썰매를 탄 이야기를 하면서 셋이서 깔깔대고 있는데 또 하나의 얼굴이 엄마 아빠 사이로 고개를 내밉니다. 컴퓨터를 하고 있던 좋은이가 어느새 방에서 나와 끼어든 것입니다.
“뭐야 뭐야… 나만 빼놓고.”
“아빠가 쓴 짧은 시 생각나요?”
“뭐? 무슨 시?”
“포옹 포옹 눈이 온다.
우리 포옹이나 할까?”
“우헤헤헤 응큼해….”
흰 눈 오는 어느 날, 그렇게 하자고 약속한 것도 아닌데 어느새 엄마 아빠 좋은이 밝은이 네 식구는 나란히 앉아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하얀 눈꽃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최용우/전도사
<햇볕같은이야기(http://cyw.pe.kr)>라는 꽤 괜찮은 인터넷신문을 만들며, 충청도 산골짜기에 있는 목회자 쉼터 ‘산골마을-하나님의 정원’에서 오가는 나그네들을 섬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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