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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284-10.10】 고소한 냄새가
요즘 집 안팎으로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웅이 할머니가 밭에 심은 들깻대를 베어서 말리려고 여기저기에 세워 놓았기 때문이다. 집 안에도 가득 세워 놓았고 대문 밖 골목길에까지 세워 놓았다.
저렇게 하루정도 햇볕에 바짝 말린 다음 거꾸로 들고 막대기로 탈탈탈 털면 들깨가 우수수 쏟아진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면 한달 정도는 참깨가 쏟아진다고 한다. 정말 우수수 쏟아지면서 그 고소한 향기가 코꾸멍을 벌름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한 세 번 털면 그 다음부터는 몇 알 안 떨어진다. 결혼해서 한 세달 살면 참깨가 다 떨어진다. 그때부터는 이제 주도권을 쥐려고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혹, 내가 결혼을 잘 못했나? 막 혼란스러워진다. 괜찮아. 결혼 잘 못한 거 아니야. 그게 정상이여! 80이 넘으신 웅이 할머니는 평생 깨가 쏟아지도록 깨를 털며 사신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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