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4.15  분홍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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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200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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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편지7] 금낭화


비단 주머니에 동전이 달랑달랑


금낭화(金囊花)는 이름 그대로 ‘비단주머니’같은 꽃입니다.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심성 고운 아내가 서방님께 정절을 고백하는 것 같은 꽃말이네요. 유럽에서는 금낭화를 ‘장군의 하트꽃’이라고 한답니다.
 옛날 어느 산골에 시집온 처녀가 있었는데, 남편이 아랫마을로 머슴을 살러간 사이에 시어머니가 이유 없이 구박을 했습니다. 어느 날 밥을 하다가 밤이 잘 되었는지 보려고 솥뚜껑을 열고 밥을 한 술 떠 입에 넣는 순간 시어머니가 나타나 밥을 어른보다 먼저 먹었다며 다짜고짜 때려서 그만 며느리가 죽고 말았습니다.
 아들이 급히 달려와서 아내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무덤가에 못 보던 꽃이 피었는데, 꽃도 며느리의 입술처럼 붉은 데다 하얀 밥알을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에 ‘며느리밥풀꽃’ 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돈을 담는 주머니로 귀하게 대접을 받는 꽃
 우리나라에서는 왜 슬프디 슬픈 사연의 꽃이 된 건가 아이 진짜!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