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에반젤린 이야기를 아십니까?

무엇이든 츠롸............... 조회 수 52 추천 수 0 2020.05.02 22:20:56
.........

에반젤린 이야기를 아십니까?


지금 미국이 아직 영국의 식민지가 되기 전, 아카지아 지방의 원시 숲을 등지고 프랑스 사람의 식민의 한 평화로운 농촌이 있었다. 그들은 거기서 평온과 만족 속에 크리스찬다운 살림을 짓고 있었다. 그 중에 에반젤린이라는 꽃다운 아가씨가 있어서 그 생김새로나 마음씨로나 마을에서 으뜸이요, 사람들로부터 마을의 자랑이라고 칭찬을 듣고 있었다. 그리하여 제각기 신랑이 되겠다는 많은 젊은이가 있는 중에서 특별히 튼튼하고 힘 있고 씩씩하고 대 곧은 대장장이 아들 가브리엘을 택해 약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즐거운 결혼식을 하려는 바로 전날 그 그랜드프레의 평화촌에는 갑자기 대낮에 벼락이 떨어졌다. 갑자기 난데없는 영국 군대가 항구로 올라와 마을 백성들을 모아 놓더니 하는 말이, 모든 가족을 다 데리고 이 촌으로부터 떠나가라는 것이었다.


이 소리를 듣고 마을 사람들은 분개하여 겨뤄대려는 기세를 보였다. 노한 욕지거...리가 나오고 저주의 부르짖음이 일어났다. 그럴 때에 이것을 본 늙은 신부 펠리샨은 일어서서 마을 사람들을 보고 타일렀다. “40년 동안이나 자기가 하루같이 가르쳐 온 것을 돌이켜 생각해 보라.” 하면서 믿음으로 참고 순종할 것과,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바라보아 위로를 얻을 것을 권면했다. 그 말에 감동하여 이 불행한 농민들은 도리어 눈물로 회개하고 대적을 위하여 그 죄를 사하여 주시기를 비는 기도로 그리운 고향을 등지고 정처 없이 제각기 헤매임의 길을 떠났다. 에반젤린의 늙은 아버지는 떠날 때, 바닷가에서 기가 막혀서 아주 가버리고, 에발젤린 혼자 늙은 신부를 따라 배를 타고 떠났다. 어지러운 중에 서로 정신을 못 차리고 눈물로 갈라지니 가브리엘이 어디로 갔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러나 마음속에 그 사람을 잊을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이리 묻고 저리 물었으나 종시 알 길이 없었다. 가브리엘 편에서도 일단 남부 지방에 자리를 잡은 다음에 에반젤린을 찾으러 떠났으나 몇 해를 두고 찾아도 만나지 못했다. 서로서로 찾는 중에 한번은 제각기 탄 배가 서로 올라가거니 내려가거니 스치고 지나가면서도 그런 줄을 모르고 지나간 일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웬일인지 종내 만나지 못했다. 가브리엘의 집을 찾아갔더니 그는 또 자기를 찾으러 떠났다고 하므로 다시 길을 돌려 풍문에 들리는 대로 혹은 프레이리로 혹은 루이지에나로, 굶으며 헐벗으며 더듬으며 넘어지며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헤매고 또 헤매었다. 그리 갔다 해서 일껏 찾아가면 바로 어제 떠났다 하고, 옴직 하다고 해서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못해 떠나면 바로 그 뒤로 오게 되고, 이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 마음속에 못 잊고 찾고 찾으면서 종시 만나지 못하였다. 그러는 동안에 한 때는 따를 사람이 없이 아름다웠던 에반젤린의 얼굴에도 한 오리 두 오리 그만 주름살이 생기고 늙음이 찾아오게 되니 일생을 두고 찾던 것도 이제 절망이 되고 말았다. 의탁할 곳도 없고 믿을 이도 없고 헤매어 다니다 못해 나중에는 델타웨어에 있는 퀘이커 교도의 촌 중에 가서 주저앉게 되었다. 절망으로 인하여 잠가지고 닫혔던 그의 마음도 이 믿음 깊고 서로 간격 없이 ‘너’ ‘나’로 부르는 사랑의 분위기 속에서 위로를 얻어 차차 빛을 보게 되었다. 땅 위에서 실패한 사랑은 비로소 저 세상을 봄으로 인하여 정화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남은 생애를 자선에 쓰게 되었다. 그 때 마침 그 지방에 심한 열병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이 죽게 되었다. 에반젤린은 날마다 날마다 수용소에 메워 오는 그 환자를 간호하고 그 마지막 가는 눈을 감겨 주기에 바빴다. 그러던 중 하루 아침은 아침 햇빛에 빛나는 꽃이 하도 아름다움을 보고 불쌍한 사람의 마지막 눈에 그 아름다운 것으로 위로를 주자는 생각에 그것을 한 아름 꺾어 안고 병실을 들어섰다. 그때 문득 아침 광선에 비치어 바로 숨을 넘기려는 한 백발이 성성한 노인 환자의 얼굴에서 젊었을 때의 가브리엘의 모습을 알아볼 수가 있었다. 에반젤린은 꽃이 자기 손에서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달려가 “오, 사랑하는 가브리엘!” 하고 끌어안았다. 가브리엘은 떠돌아다니다가 사랑하는 사람은 종내 못 찾고 결국 거기까지 왔다가 열병에 걸렸던 것이다. 에반젤린을 보고 그는 일어나려고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이미 그럴 힘이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려고 혀는 공연히 움직일 뿐이었지 소리를 내지는 못하였다. 그리하여 가브리엘은 처음으로 또 마지막으로 숨이 넘어가는 그 입술에 사랑하는 사람의 키스를 받고 그 가슴에서 운명하였다. 모든 것이 끝났다. 모든 희망, 모든 기쁨, 슬픔, 고통이 다 끝이 났다. 에반젤린은 다시 한 번 더 죽은 애인의 얼굴을 가슴에 안으며 “아버지여, 감사하옵니다!” 하였다.


- 함석헌은 인류의 역사를 롱펠로우의 ‘에반젤린’과 같다고 하면서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그 이야기를 소개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779 칼럼수필 예수님이 지금 한국에 오신다면 file 김완섭 목사 2020-07-05 54
10778 묵상나눔 사도 바울이 한국에 왔다. file 김완섭 목사 2020-07-05 44
10777 무엇이든 코로나 이후의 교회에 대한 단상 file 손성찬 목사 2020-07-02 420
10776 묵상나눔 [윤용 목사] 단절 그러나 연결 file [1] 윤용 목사 2020-06-28 76
10775 묵상나눔 [윤용 목사] 정신을 차리고 죄를 짓지 않으려면? file [1] 윤용 목사 2020-06-26 103
10774 무엇이든 [윤용 목사] 헛되이 vs. 헛되지 않게 file 윤용 목사 2020-06-24 55
10773 무엇이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의 생존 file 조성돈 2020-06-20 84
10772 광고알림 고려대 한성렬 교수 외 다수 file 무료상담 2020-06-18 61
10771 광고알림 가장 탁월한 성경 통독 방법? NT30 한몸팀 2020-06-18 40
10770 묵상나눔 [윤용 목사] 영에 속한 사람, 육에 속한 사람이 무엇일까? file 윤용 목사 2020-06-07 165
10769 무엇이든 [윤용 목사] 성도와 목회자의 정체성 file 윤용 목사 2020-06-06 109
10768 묵상나눔 [윤용 목사] 침례를 위해서가 아니라 복음을 전하라고 file 윤용 목사 2020-06-03 48
10767 묵상나눔 [윤용 목사] 승산 없는 오랜 싸움 file 김체다 2020-05-20 125
10766 묵상나눔 [윤용 목사] 신자의 행복과 기쁨은? file 김체다 2020-05-17 106
10765 광고알림 [신간도서] 헤르만 바빙크, 『믿음의 확신』_세계기독교고전40 file 츠롸 2020-05-15 82
10764 묵상나눔 [윤용 목사] 언제까지 file 김체다 2020-05-14 51
10763 묵상나눔 [윤용 목사] 하나님은 숨어 계실까? file 핵콩E 2020-05-10 84
10762 광고알림 '일대일 제자양육 성경공부' 지도자반 온라인 세미나 첫 학기 file 핵콩E 2020-05-09 203
10761 무엇이든 [윤용 목사] 하나님의 공평과 정의란? file 츠롸 2020-05-09 93
10760 묵상나눔 [윤용 목사] 하나님의 구원을 요청할 때 주의할 점 file 김체다 2020-05-07 84
10759 묵상나눔 [윤용 목사] 살아야 할 이유 file 조한빈잉 2020-05-06 94
10758 묵상나눔 [윤용 목사] 기도와 응답에 대한 오해 file 조한빈잉 2020-05-06 165
10757 묵상나눔 작설_"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 file aa 2020-05-05 135
10756 무엇이든 [윤용 목사] 잠이 오지 않을 때 file 핵콩E 2020-05-03 112
» 무엇이든 에반젤린 이야기를 아십니까? 츠롸 2020-05-02 52
10754 묵상나눔 [윤용 목사] 사람은 둘 중 하나를 묵상한다 file 핵콩E 2020-05-02 68
10753 무엇이든 [윤용 목사] 망함 vs. 형통 file 제임스 2020-05-02 83
10752 방명록 조엘 비키, 청교도의 지혜로 가장 아름답고 존귀한 결혼을 말하다 file 혜겨 2020-05-02 99
10751 광고알림 신간 『리얼 코셔 예수』 file ss 2020-05-01 138
10750 광고알림 나이 들어도 인기있는 사람들이 꼭 지키는 생활 습관 file 더퀘스크 2020-04-30 115
10749 무엇이든 [윤용 목사] 새롭게 회복될 공동체의 특징 file 혜겨 2020-04-28 61
10748 무엇이든 성경을 몇 번 읽으면 아무나 선생질 하려는 페이스북 요지경-김준수 목사 file LAvey 2020-04-28 89
10747 무엇이든 힘내라 대한민국 미술로 하나되다 file 혜겨 2020-04-28 54
10746 묵상나눔 [윤용 목사] 닫힌 동쪽 바깥 문 file 츠롸 2020-04-27 62
10745 무엇이든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북한 어린이를 지켜주세요 file 호성 2020-04-25 47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